'점프도 해요' 걱정 안고 태어난 수족관 돌고래 건강 양호

입력 2017-07-01 06:33  

'점프도 해요' 걱정 안고 태어난 수족관 돌고래 건강 양호

18일 동안 호흡·수유 등 이상 없어…앞서 2마리는 1주일 내 폐사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지난달 13일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에서 태어난 새끼 돌고래가 주변의 우려 속에서도 1일 현재까지 비교적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앞서 같은 어미에게서 태어났다가 1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폐사한 두 마리 새끼와 비교하면 그 활력이 확연히 달라 '이번에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새끼 돌고래는 6월 13일 오전 8시 15분께 고래생태체험관의 전시용 돌고래인 큰돌고래 '장꽃분'(추정 나이 18세)에게서 태어났다.

당시 몸길이 110∼120㎝ 정도라는 점만 확인될 뿐, 성별조차 알 수 없었다. 행여 새끼와 어미에게 스트레스를 줄까 봐 사육사조차 일체 돌고래들에게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꽃분과 새끼는 전시용 수족관에 있는 3마리와 떨어져 관람객 출입이 제한된 보조풀장에서 지내고 있다. 체험관은 어미와 새끼의 건강과 안정을 위해 일본 다이지(太地)정에 있는 고래박물관에서 수의사와 사육사를 잇달아 초청해 관리를 맡긴 상태다.

체험관은 그동안 수중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새끼가 수컷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돌고래 성별은 배에 있는 생식공(生殖孔·생식기가 들어있는 구멍) 모양이나 유선(젖샘) 유무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체험관에 따르면 새끼 돌고래는 시간당 1∼7회, 회당 6∼9초 동안 젖을 먹고 있다.

수유는 어미의 유선에서 젖이 분사되면 새끼가 이를 받아먹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새끼는 유선이 있는 틈에 입을 댄 채 혀를 빨대처럼 말아 젖을 받아먹는데, 이는 젖만 받아들이고 바닷물은 차단하기 위해서다.

새끼는 3분간 평균 8∼9회 호흡하고, 배변도 양호하다.


처음에는 유영이 미숙해 돌발적으로 속도를 높이는 행동을 보였으나, 이후 점차 익숙해지면서 어미와 거리를 두고 혼자 유영하는 여유로움도 보인다.

특히 지난주부터는 수면 위로 점프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이 모습은 24시간 녹화되는 관찰용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잡혔다.

돌고래의 본능적인 행동이지만, 그만큼 활력이 있다는 징후로 볼 수도 있다.

장꽃분이 2014년과 2015년에 출산한 새끼가 각각 3일, 6일 만에 폐사한 전례에 비추어보면 이번 새끼 돌고래는 건강하게 자라는 셈이다.

점프하는 새끼 돌고래[https://youtu.be/P3Gaqn5VDPY]

다만, 새끼 돌고래의 건강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

우선 국내에는 수족관에서 태어나 생존한 돌고래 사례나 그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어 얼마나 자라야 마음을 놓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세계적으로는 1년 생존율이 30∼50% 수준이라는 비관적인 데이터도 있다.

무엇보다 돌고래가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새끼를 키울 때 다른 어미들이 도와주는 공동육아의 특징 때문에 수족관에서 태어난 새끼의 생존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체험관 관계자는 "24시간 새끼 돌고래의 수유·호흡·배변·행동을 관찰해 기록하면서, 외부인 출입이나 사진 촬영 등 자극을 줄 수 있는 요소는 통제하고 있다"면서 "사육사들 모두 새끼 돌고래가 건강하게 클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hk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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