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재편' GM, 韓 노조에 "미래확약 불가…현명한 판단" 호소

입력 2017-07-02 06:09  

'사업재편' GM, 韓 노조에 "미래확약 불가…현명한 판단" 호소

한국GM, 전 임직원에 이메일…"임금교섭 따라 한국GM 입지 변할 것"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최근 '사업구조 재편'에 따라 세계 각 시장에서 잇단 철수와 자회사 매각 등을 발표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GM이 한국 노조에도 현 상황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GM은 "올해 임금교섭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한국GM의 입지가 크게 변할 수 있다"고 강조함으로써 '한국 철수설' 등과 관련해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GM 경영진은 지난달 30일 전체 임직원들에게 '리더십 메시지'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일괄 발송했다. 한국GM 경영진은 제임스 김(James Kim) 사장을 비롯해 인사·구매·영업·마케팅 부문 부사장과 기술연구소장 등 20여 명으로 구성됐다.

경영진은 편지에서 "2017년 임금교섭은 임금에 한정해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격려금과 성과급을 포함한 임금 안건에 대한 공정하고 합리적 합의에 이르는 것이 올해 임금교섭의 중점 사항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요구하는 '미래 발전 방안'이나 '주간 연속 2교대제', '월급제' 등 근무 조건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경영진은 "GM의 유럽 브랜드 오펠(Opel) 매각에서 볼 수 있듯, 글로벌 GM은 현재 수익성과 사업 잠재력에 중점을 두고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생산 물량과 제품 계획에 대한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 속에 야기된 불확실성으로 회사는 이번 임금교섭에서 (노조의) 미래 제품·물량 관련 요구에 대해 언급하거나 확약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서한에서 "최근 해외사업의 대대적 사업 개편과 더불어 북미 조립·변속기 공장에서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공장 가동 중단을 연장하는 등 글로벌 GM의 모든 사업장이 현재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오펠 매각은 한국GM을 포함한 GM 글로벌 전 사업장의 생산 물량, 신차 프로그램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 등의 언급으로 '불확실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 "오펠 매각은 한국GM을 포함한 GM 글로벌 전 사업장의 생산 물량, 신차 프로그램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올해 교섭을 건설적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올해 임금교섭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서 GM 내 회사의 입지가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경영진은 "GM은 한국GM이 글로벌 주요 사업장들 가운데 중요한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확인했고, (한국GM) 경영진 또한 우리 회사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 프로그램과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GM의 운명이 노사 협상 등에 따라 불확실하지만, 노사 협상만 잘 해결되면 일감 등의 측면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번 한국GM 경영진의 이례적 대(對) 노조 호소에는 현재의 고민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GM은 GM의 핵심 사업장임에도 불구, 늘어나는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수익성이 날로 나빠지고 있다는 게 경영진의 주장이자 업계의 평가다.

GM은 지난 3월 자회사 독일 오펠과 영국 복스홀 브랜드를 프랑스 푸조시트로앵(PSA)에 매각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한 데 이어 비슷한 시기 인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쉐보레 차량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GM은 북미와 중국을 제외하고 GM의 해외 사업장 중 가장 생산 규모가 큰 사업장이 됐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한국GM은 2조 원에 이르는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고,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철수로 수출량이 크게 줄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한국GM은 판매량의 70%를 수출에 의존하고, 이 수출은 다시 GM 글로벌 시장 전략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더구나 내수 시장에서도 한국GM은 '뉴 말리부' 등의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5월 국내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정도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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