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본 개인은 제한적…빛 좋은 개살구"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작년 말 정기예금에 가입했다면 아직 수익률이 1%에도 못 미치지만 코스피 주식을 사뒀다면 평균 18%가량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2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식, 부동산, 채권, 정기예금, 금 등 주요 자산 가운데 주식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코스피는 지난달 말 현재 2,391.79로 작년 말보다 18.03% 상승했다.
물론 주식은 투자한 종목별로 수익이 다르지만 최소한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만 샀더라도 18% 전후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정기예금 가입자가 이 기간 이자로 얻은 수익률의 약 2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만일 올해 증시의 강세장을 주도한 삼성전자[005930]나 SK하이닉스[000660] 같은 종목을 샀다면 거의 횡재했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005930] 주가는 작년 말 180만2천원에서 지난달 말 237만7천원으로 31.91% 올랐고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4만4천700원에서 6만7천400원으로 50.78%나 급등했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코스닥지수도 5.95% 상승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도 7.71% 올랐다.
이에 따라 자산의 상당 부분을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라도 작년 말 가입했다면 대체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6월 26일 기준)은 13.86%이고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중국펀드(15.79%), 유럽펀드(12.09%), 북미펀드(9.11%) 등도 가입자에게 쏠쏠한 수익을 안겨줬다.
그러나 정기예금 가입자의 수익률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올해 1월 신규 취급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연 1.47%였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6개월간 코스피 수익률이 정기예금의 25배에 달한다.
그러나 예금 상품이나 가입 시점에 따라서는 예금 수익률이 이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
예컨대 연 1.40%의 금리가 적용된 KEB하나은행의 'e-플러스 정기예금'에 100만원을 넣어뒀다면 지난달 말까지 불어난 이자는 고작 6천900원으로 수익률이 0.69%에 불과했다.
채권이나 금 투자 수익은 예금 금리보다는 많지만 주식과 비교하면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상장 채권의 투자 수익률을 보여주는 한국거래소의 KRX채권지수(총수익지수)는 올해 상반기 0.80% 올랐고 KRX 금 시장의 금 현물 가격도 1.13% 상승에 그쳤다.
아파트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등 일부 지역에서 과열 양상이 빚어졌지만 전국 평균으로 보면 투자 수익률이 정기예금만도 못하다.
실제로 매주 전국의 아파트 가격을 조사하는 국민은행의 아파트매매가격 지수는 26일 현재 102.0으로 작년 말 대비 0.47% 오르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평균 1.83% 오른 반면 대구(-0.75%)나 울산(-0.51%) 등은 하락했다.
달러 강세를 예상하고 달러화를 사둔 투자자는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 5.06%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 증시가 고공 행진했지만 재미를 본 개인 투자자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장은 "주식도 부동산처럼 일부 종목만 집중적으로 오르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돈 번 사람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 상승의 혜택을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표> 자산별 상반기 투자 수익률
┌───────┬───────┬───────┬──────┬──────┐
│자산 │대표상품 │2016.12.31│2017.6.30 │등락률 │
├───────┼───────┼───────┼──────┼──────┤
│국내주식 │KOSPI지수 │2026.46 │2391.79 │18.03% │
├───────┼───────┼───────┼──────┼──────┤
│ │KOSDAQ지수│631.44│669.04 │5.95% │
├───────┼───────┼───────┼──────┼──────┤
│ │국내 주식형펀 │ ││13.86% │
│ │드│ │││
├───────┼───────┼───────┼──────┼──────┤
│ │국내 배당주펀 │ ││15.39% │
│ │드│ │││
├───────┼───────┼───────┼──────┼──────┤
│ │국내 중소형주 │ ││10.35% │
│ │펀드 │ │││
├───────┼───────┼───────┼──────┼──────┤
│국내채권 │KRX채권지수 │170.76│172.12 │0.80% │
├───────┼───────┼───────┼──────┼──────┤
│해외 자산 │다우지수 │19762.6 │21287.03│7.71% │
├───────┼───────┼───────┼──────┼──────┤
│ │글로벌주식형 │ ││10.33% │
│ │펀드 │ │││
├───────┼───────┼───────┼──────┼──────┤
│ │글로벌하이일드│ ││3.37% │
│ │채권형 펀드 │ │││
├───────┼───────┼───────┼──────┼──────┤
│ │북미펀드(주식 │ ││9.11% │
│ │형) │ │││
├───────┼───────┼───────┼──────┼──────┤
│ │유럽펀드(주식 │ ││12.09% │
│ │형) │ │││
├───────┼───────┼───────┼──────┼──────┤
│ │일본펀드(주식 │ ││7.37% │
│ │형) │ │││
├───────┼───────┼───────┼──────┼──────┤
│ │중국펀드(주식 │ ││15.79% │
│ │형) │ │││
├───────┼───────┼───────┼──────┼──────┤
│ │브라질펀드(주 │ ││-0.45% │
│ │식형) │ │││
├───────┼───────┼───────┼──────┼──────┤
│ │러시아펀드(주 │ ││-9.60% │
│ │식형) │ │││
├───────┼───────┼───────┼──────┼──────┤
│부동산│KB 아파트가격 │101.5 │102.0 │ 0.47% │
│ │지수 │ │││
├───────┼───────┼───────┼──────┼──────┤
│금│KRX 금값(1g) │45,200│45,710 │1.13% │
├───────┼───────┼───────┼──────┼──────┤
│환율(하나은행 │달러(1달러/원)│ 1,205│1,144 │-5.06% │
│매매기준) │ │ │││
├───────┼───────┼───────┼──────┼──────┤
│ │유로(1유로/원)│ 1,270.19 │1,307.31│2.92% │
├───────┼───────┼───────┼──────┼──────┤
│ │엔(100엔/원) │ 1,029.87 │1,021.02│-0.86% │
├───────┼───────┼───────┼──────┼──────┤
│예금 │KEB하나은행 e-│ ││0.69% │
│ │플러스 정기예 │ │││
│ │금│ │││
└───────┴───────┴───────┴──────┴──────┘
※ 수익률은 작년말 대비
※ 부동산(국민은행 6월26일 기준)과 펀드(펀드닥터6월26일 기준)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6월30일 기준.
※ 예금은 일할 계산
ev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