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아테네를 비롯한 그리스 주요 도시를 열흘 넘게 쓰레기 대란으로 몰고 갔던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이 열흘여 만에 일단락됐다.
그리스 청소노동자들은 29일(이하 현지시간) 투표를 통해 파업 종료를 결정짓고, 이날 저녁 늦게부터 주요 도시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를 수거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30일부터 주말 사이 수은주가 최고 섭씨 44도까지 치솟으며 올해 여름 들어 첫 혹서기로 접어들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일손을 다시 다잡기로 했다.
그리스 청소노동자들은 고용 계약 갱신과 노동 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 19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몇 개월짜리 단기 계약을 맺고 정부에 고용된 이들은 임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단기 계약을 연장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최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약 6천500명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이자 정부에 정규직으로의 정식 계약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이들이 일손을 놓은 사이 그리스 주요 도시 거리에는 땡볕 속에 산더미를 이룬 쓰레기가 악취를 풍기고, 벌레들이 들끓으며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노동자 대표들과 지난 27일 만나 현행 계약 연장과 신규 채용 추진을 약속했으나 청소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파업을 계속했다.
이에 정부는 "이번 파업은 일자리를 구실로 정부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비난했고, 노동자들은 고조되는 비판 여론과 혹서 예보에 마음을 돌려 결국 일터로 복구했다.
그리스는 재정 위기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2010년 이후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재정 지출을 대폭 축소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어 7년째 공공 부문에서 정규직 채용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방, 환경미화 등 필수적인 부문조차 저임금 계약직 노동자에 대거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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