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소비자 74명 원고인단 구성…"50만명 이상 피해 540억원 물어내라"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한국산 프라이팬 가격을 과도하게 부풀리고서 '폭탄 세일'을 한다며 소비자를 기만한 태국 수입업체가 현지에서 수백억 원대 집단 소송을 당했다.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74명의 태국 소비자는 전날 민사법원에 '코리아 킹'이라는 한국산 프라이팬 브랜드의 과장광고로 960만바트(약 3억2천만원)의 피해를 봤다면서 현지 수입업체인 위저드 솔루션스를 상대로 부당이익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또 이들 소비자는 이 업체가 최소 100만 개의 한국산 프라이팬을 수입했으며, 50만 명이 가격 부풀리기로 손해를 입었다면서 16억바트(약 540억원)에 달하는 집단 소송도 냈다.
이들의 집단 소송을 지원한 소비자재단의 사리 옹솜왕 사무총장은 "이 업체는 최소한 100만개의 한국 프라이팬을 수입해 50만명에게 손해를 끼쳤다"며 "이번 소송이 태국에서 소비자 보호의 선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집단 소송 대리인인 찰럼퐁 클랍디 변호사는 "이미 소비자보호위원회가 과장광고에 대해 10만바트의 벌금을 물리고 광고 수정 명령을 했다"며 승소 가능성을 점쳤다.
소송을 당한 현지 수입업체 위저드 솔루션스는 현지 유명 토크쇼 진행자이자 배우를 모델로 한 제품 광고에서, 특수 코팅된 프라이팬이 내구성이 좋고 쉽게 가열되며, 음식물이 들러붙지 않아 기름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 홍보했다.
특히 회사 측은 선착순 전화 주문자에게 원래 가격이 1만8천바트(약 60만원)인 다이아몬드 시리즈 제품을 '1+1 행사'로 3천900바트(약 13만원)에, 원래 가격이 1만5천바트(약 50만원)인 골드 시리즈 제품은 2천490바트(약 8만4천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파격적인 할인을 앞세운 이 광고는 그러나 인근 싱가포르에서 동일 제품이 단돈 600바트(약 2만원)에 판매된다는 한 소비자의 글이 SNS에 올라오면서 '가격 거품' 논란에 휩싸였다.
회사 측은 싱가포르에서 판매된 제품이 단종된 옛 모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 유명 뉴스진행자가 이 제품의 수입원가가 부가세를 포함해 385바트(약 1만3천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은 더욱 뜨거워졌다.
SNS에서는 이 업체의 '가격 부풀리기'를 질타하는 게시물이 줄을 이었고 현지 언론에서도 관련 보도가 끊이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태국 소비자보호위원회는 광고가 불공정하다며 방영 중단 명령을 내리는 한편, 전문기관을 통해 제품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