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요구·독립 움직임에 강력한 경고메시지
신임 홍콩행정장관, 홍콩 광둥화 아닌 中푸통화로 연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홍콩을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권반환 20주년인 1일 홍콩을 이용해 중국을 파괴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독립 움직임 등을 겨냥해 경고했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날 완차이(灣仔)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린 캐리 람(林鄭月娥·60·여) 행정장관 취임선서식 직후 가진 연설에서 "국가 주권의 안전을 해치는 모든 활동과 중앙 권력·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헌법격) 권위에 대한 도전, 홍콩을 이용해 벌이는 중국 본토에 대한 침투·파괴 활동이 모두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것"이라며 "절대 허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홍콩이 (중국)국가 주권·안전·발전 이익을 지키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홍콩의 민주화 요구와 독립 움직임에 대한 경고로 풀이됐다.
시 주석은 홍콩 동포가 주인 위치에 있고 특별행정구 자치 범위 내 업무를 스스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홍콩 주민이 역사상 어떠한 시기보다 더 광범위한 민주적 권리와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 많은 정치적 논쟁이 경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모든 것을 정치화하거나 의도적으로 차이를 만들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홍콩의 경제·사회적 발전을 저해할 뿐아니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홍콩 젊은이들에게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방침과 홍콩의 기반이 되는 중국 헌법을 분명히 이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새 홍콩 행정부에 홍콩 문제를 해결할 핵심이 될 발전에 에너지를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시 주석 연설에 앞서 람 장관은 홍콩의 광동화(廣東話) 대신 중국 본토의 푸퉁화(普通話)로 행한 취임 연설에서 주민과 중앙정부의 지지에 성실과 성과로서 보답하겠다며 행정장관으로서 임무를 정확하고 종합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일국양제 원칙 시행과 기본법 수호, 법치 방어, 중앙정부와 홍콩특별행정구 간 깊고 긍정적인 관계 촉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국가 주권·안전·발전 이익을 약화할 어떠한 행동에 대해서도 법에 따라 확고하게 조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선서식에는 범민주파 입법회의원 28명 중 4명만 참석했다.
앞서 전날 저녁 시 주석은 리카싱(李嘉誠) 청쿵프라퍼티 홀딩스(長江實業地産) 회장 등 홍콩 정재계 인사 200여 명와 만나기 전 가진 연설에서 4가지 방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우선 람 당선인 행정부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홍콩 정부와 시민 간 좋은 다리와 접점이 돼달라"며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시행을 촉진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사회 조화와 단결 증진과 젊은층의 문제 해결 지원, 중국 본토와 홍콩 간 교류 협력 추진에도 앞장서달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환영 만찬 연설에서 지난 20년간 성과를 이룬 홍콩인들에게 누리꾼 용어인 '좋아요'를 주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
그는 홍콩 가수 알란 탐(譚詠麟) 노래 '창조명운(創造命運)'의 가사 '자신감이 매우 중요하다. 마음을 열면 꿈이 이뤄질 것'을 인용해 홍콩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홍콩과 국가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주권반환 20주년 축하 공연이 끝난 뒤 무대에 올라 국가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홍콩을 방문한 시 주석은 1일 홍콩·주하이(珠海)·마카오를 연결하는 강주아오(港珠澳) 대교 건설 현장을 방문한 뒤 홍콩을 떠날 예정이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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