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고 중국과 협력한 성과가 뚜렷하지 않자 중국을 다면적으로 압박하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에 14억 달러(약 1조 6천억 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하고, 중국 단둥은행을 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해 미국과 이 은행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2017년 인신매매보고서'에서 중국을 최하위 등급으로 분류, 4년 만에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공식 지정했다.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원투펀치'를 날렸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대북 경제 제재 강화에 주저하자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의 짜증이 극에 달해 나온 조치라는 것이다.
최근까지 미 당국자들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개선된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북한의 핵무기 사용 저지 전략의 핵심으로 꼽았다.
백악관은 최근 연이어 나온 중국에 대한 조치가 강도 높은 대북압박을 주저하는 데 대한 응징은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백악관 안팎에서는 격앙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몸담았던 데니스 와일더 조지타운대 교수는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외교·안보 대화가 실망스러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AP 인터뷰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중국이 북한과 불법 거래하는 은행에 대한 제재에 매우 주저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중국이 아직 북한을 전략적 문젯거리로 볼 의지가 없다는 보디랭귀지가 뚜렷했다"고 전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정책 변화가 강대국 간에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관계의 성쇠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2대 경제 대국이며, 군사력은 아직 미국이 월등하지만, 양국의 격차가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안보, 외교, 해외 투자 등의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AP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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