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가 그동안 주(州)마다 달랐던 부가가치세 제도를 29개 주와 7개 연방직할지에 공통되는 단일한 상품·서비스세(GST·Goods and Services Tax)로 통합했다.
지난해 11월 시중 유통 현금의 86%에 이르는 500루피·1천 루피 지폐를 일시에 사용 중단하고 새 지폐로 교체한 화폐개혁 이후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두번째 중대 경제 개혁조치다.
1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날 0시부터 통합 GST 제도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연방과 주 정부 차원에서 제각기 운영되던 20여 가지 간접세가 폐지되고 연방법에 따른 GST로 대체됐다. GST는 지역에 상관없이 품목에 따라 5%, 12%, 18%, 28% 등 4단계로 분리 적용된다. 일부 생필품은 GST가 면제되며 고급 승용차와 담배, 탄산음료 등 특정 품목은 28% 최고 세율에 특별소비세 성격의 사치세가 더 부과된다.
이에 따라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를 기준으로 종전에 26% 부가세가 붙던 치약, 비누 등은 18%로 세금이 낮아졌고 비료에 적용되던 세율은 12%에서 5%로 줄었다. 반면, 15%였던 차량 리스, 미용 서비스 등은 18%로 세율이 인상됐다.
인도 정부는 GST 시행 시점에 맞춰 자정에 의회에서 모디 총리와 프라나브 무케르지 대통령 등 주요 정부 인사, 의원들이 참석해 축하행사를 열었다.
모디 총리는 GST를 "좋고 단순한 세금"(Good and Simple Tax)라고 지칭하며 "한 나라, 단일세제"의 꿈이 이뤄졌다면서 재계가 세무조사와 세금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룬 제틀리 재무장관도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탈세는 어려워지며 국내총생산(GDP)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기업은 그동안 주마다 다른 부가세 제도 때문에 상품의 이동이나 전국적 사업망 확보가 어려웠다면서 GST 시행에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GST 법안이 지난해 통과됐지만 여전히 시행에 따른 준비가 부족하다며 시장이 당분간 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KPMG 인도법인의 산토시 달비 파트너는 "아직도 GST에 관해 모호한 부분이 많다"면서 곳곳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닐칸트 미슈라 전무는 "앞으로 몇 달간 GST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자제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경제 성장도 둔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섬유업계는 GST 시행에 반대하는 하루 파업을 벌였고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는 기념식에 불참하는 등 GST 시행 반대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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