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지난달 미국의 한 야구연습장에서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다 사살된 용의자의 부인이 화난 남편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총기난사범 제임스 호지킨슨의 부인 수잰 호지킨슨은 1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매일 아침 일어나면서 내가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느낀다"며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나 '네가 알았어야 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잰에 따르면 한때 흥이 넘치던 남편은 1990년대에 오랫동안 병으로 고생한 후 바뀌었다. 부인에게 접시를 던지거나 TV를 보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지했던 제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수잰은 전했다.
수잰은 정치에 분노하는 남편에게 지역 사회에서 활동하라고 당부했으나, 제임스는 세제 개혁에 힘쓰겠다며 지난 3월 워싱턴으로 떠났다.
수잰은 야구연습장 총기 난사 소식을 들었을 때 순간 남편이 이 일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가능한 한 신속하고 조용하게 남편 시신을 묻고 싶다"며 가족에게 쏟아지는 부정적인 관심이 어서 끝나기를 바랐다.
수잰은 친구가 운영하는 장례식장에 남편의 시신을 화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남편의 유해를 일리노이 주 벨빌 집 근처에 뿌리거나 세인트루이스 근처에 남몰래 묻을 예정이다.
지난달 14일 미국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의 한 야구연습장에서 총기 난사가 일어나 자선 야구대회를 위해 연습하던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스티브 스컬리스(루이지애나) 의원 등 5명이 크게 다쳤다. 용의자 호지킨슨은 경찰에 사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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