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 "정부 건의·교육감협 제안 등 적극 반영"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일반고 야간자율학습 폐지', '일반고 기숙사 성적순 학생선발 폐지', '중고등학교 사설 통학차량 관리 철저', '초등학교 연합 친목 배구대회 폐지'….
광주지역 각급 학교에서 불합리하다고 여겨지는 교육 분야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2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 교육청이 교육정책과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달 8일부터 23일까지 '광주교육 1번가'를 운영하며 교사와 교직원, 학생, 시민을 상대로 정책 제안을 받은 결과 모두 128건이 접수됐다.
초등학교 교사들은 매년 학기마다 시행하는 학교 간 친목 배구대회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제안한 교사들은 "다른 학교와 친목이 다져지는 게 아니고 친해지지도 않아 배구대회를 하는 목적과 의의가 퇴색된 지 오래"라며 "심지어 어떤 교장 선생님은 지고 오는 날에는 그날부터 선생님들을 연습시키는 경우도 있다. 업무와 학생지도를 해야지 배구시합을 하러 학교 오는 거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사들은 또 사립학교 교원 임용 개선, 예체능 과목 집중 이수 폐지, 교육청 차원 연구대회 평가 결과 투명한 공개, 연가 신청 사유 기재 폐지, 주말 부부 교사 고충 해소 정책 마련, 원로교사 지원 제도화, 보직 교사제 개선, 기간제 교사 선발 방식 개선 등 다양한 의견을 제안했다.
학생들은 시험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내놓았다.
한 학생은 "고등학교에 입학해 대학입시와 관련해 학생부 종합이나 내신, 봉사 등에 정말 적응에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목을 조이는 건 긴 연휴 후 중간고사였다"며 "연휴 기간 공부할 때 물어볼 선생님도 없고 불안감이 컸는데 연휴 전에 시험을 치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일반고의 자율활동인 '공동체의 날' 확대, 수행평가 성적 반영 비율 등 고등학교 평가제도 개선, 공부량 늘고 사교육 조장하는 시험 범위 단원 누적 금지, 고교 야간 자율학습 전면 폐지, 게임 관련 e-스포츠교육 도입, 성적순 고교 기숙사 입사생 선발 방식 폐지, 선택의 폭 넓히도록 고교 배정 범위 확대, 학사일정에 학생 의견 반영 등을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예습·복습으로 기초 다지는 공교육 강화, 시험 평가제도 개선, 일제고사 폐지와 초등-중고등 교육의 연계, 광주시 주최 그림대회 등 각종 대회의 학교장 추천 폐지, 각종 대회의 토요일 개최 권장 등 자녀들의 교육복지 향상에 관심을 보였다.
이 밖에도 이번 의견 수렴에는 중고교 사설 통학차량 관리 철저, 사립학교 공공성 강화, 고교까지 친환경 급식 확대, 고교 무상교육 실현, 자사고·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을 통한 고교체제 단순화, 각급 학교 미세먼지 대책 수립, 학교자치기구 법제화 등도 나왔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제안 내용을 부서별로 검토해 정부 정책에 건의하거나 전국교육감협의회에 안건으로 상정하는 것은 물론 시 교육청의 내년 주요 업무계획 등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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