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교도통신 출구조사…'위력 입증한' 고이케 세력 '압승' 전망
사학스캔들 등 비리·불상사로 아베 고배…'날개 단' 고이케 세력확장 예상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 2일 실시된 일본 도쿄도(東京都)의회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가 이끄는 지역정당 '도민우선(퍼스트)회'를 비롯한 고이케 지사의 지지세력이 전체 의석(127석) 중 과반수 획득이 확실시된다고 NHK와 교도통신이 출구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보도했다.
NHK와 교도통신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시작된 투표가 오후 8시께 완료된 직후 이런 내용의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NHK 조사에선 현재 57석인 집권 자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13~3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방송은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1965년과 2009년 선거에서의 38석보다 큰 폭으로 의석수가 감소해 역대 최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도민우선회는 48~50석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돼 도쿄도의회에서 제1당이 확실시됐다. 이뿐 아니라 도민우선회와 선거 협력을 하기로 한 공명당은 21~23석, 도쿄생활자네트워크는 1~2석이 예상됐다. 도민우선회가 추천한 무소속 후보자도 3~10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출구조사대로라면 이를 모두 더해 고이케 지사를 지지하는 세력은 총 73~85석이 예상돼 과반 의석을 획득할 수 있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역시 자민당은 참패하고 고이케 지사의 지지세력이 과반수를 확보하는 것이 확실시됐다.
이날 선거는 사학 스캔들을 비롯해 각종 비리와 불상사로 궁지에 몰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기사회생할지 아니면 반(反)아베 기치를 들어 올린 고이케 도쿄도 지사의 돌풍이 태풍으로 바뀔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됐다.
4년 임기 만료에 따른 이번 선거는 42개 선거구에서 총 127명의 도의원을 선출한다. 선거구별 인구에 따라 1명에서 최대 8명을 뽑는다.
이번 선거 입후보자는 자민당 60명, 도민우선회 50명, 공명당 23명이었다. 그 외 정당별로는 공산당 37명, 민진당 23명, 도쿄생활자네트워크 4명 등으로 전체 입후보자는 259명이었다. 경쟁률은 2 대 1이었다.
도쿄도의회 선거는 지방의회 선거 이상의 의미를 가진 올해 일본 정계 최고 이벤트로 평가된다. 정국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이번 결과로 향후 아베 정권 운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아베 총리로선 자신이 추진해 온 헌법 개정에 동력을 잃게 될 수 있고 고이케 지사는 향후 정치 행보에 더욱 힘을 받게 된다.
2009년 자민당은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민주당(현 민진당)에 크게 패한 뒤 결국 54년 만에 정권을 민주당(현 민진당)에 넘겨줘야 했다.
한때 60%를 넘던 아베 내각 지지율은 가케(加計)학원이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총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학 스캔들'로 36%(마이니치신문 조사)까지 떨어졌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8월 취임한 고이케 지사의 도정을 처음으로 심판하는 의미도 있다고 일본 언론은 분석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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