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마크롱 대통령이 장례식 주재…佛 정부 "팡테옹 안장 유족과 협의"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지난달 30일 타계한 프랑스의 여성정치가 고(故) 시몬 베이유의 장례식이 국장(國葬)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베이유를 프랑스를 대표하는 위인들이 묻힌 '팡테옹'에 안치하라는 청원 운동이 시작됐다.
프랑스 여성단체 '폴리티크 엘'(Politique'elles)은 베이유의 타계 직후 온라인 청원사이트 'change.org'에 베이유를 팡테옹에 안치하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청원 운동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그의 삶과 나치의 대학살을 피해 살아남은 여정, 여성인권과 유럽 통합에 대한 헌신으로 팡테옹 안치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유럽의회 사회당 소속 의원들도 같은 내용의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2일 오후 현재(현지시각) 현재 두 청원은 이틀 만에 총 27만여 명이 참여했으며, 철학자 베르나르 앙리 레비 등 저명인사들 다수가 서명에 동참했다.
팡테옹은 1758년에 루이 15세의 서원에 따라 파리 중심가에 건립된 신고전주의 양식 성당으로 빅토르 위고, 볼테르, 루소, 에밀 졸라,앙드레 말로, 퀴리 부인 등 프랑스를 빛낸 위인과 영웅 70여 명이 묻혀 있다.
현재까지 안치된 여성은 과학자인 마리 퀴리와 2차대전 나치에 저항한 레지스탕스 전사였던 주느비에브 드골 앙토니오즈와 제르멘 티용 등 총 4명으로, 여성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프랑스 정부는 오는 5일 베이유 여사의 장례를 파리 중심가의 군사기념시설인 앵발리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정부 대변인은 베이유 여사의 팡테옹 안장 문제와 관련해 지난달 30일 "무엇보다 유족의 의견이 중요하다"며 대통령과 총리가 유족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팡테옹 안장자 선정은 대통령이 최종 결정한다.
89세로 작고한 베이유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존경받고 신뢰받는 인물 목록 상위권에 꾸준히 오른 권위 있는 여성정치가였다.
40여 년 전 보건장관 재직 때는 프랑스에서 낙태 합법화를 주도해 여권을 신장시키고, 유년 시절 나치의 대학살(홀로코스트)을 피해 생존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통합에 헌신, 유럽의회의 초대 선출직 의장을 지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도 베이유 여사를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아왔다.
그는 베이유의 타계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에 "프랑스인들에게 베이유 여사는 사표(師表)였다. 우리는 그에게서 프랑스가 성취할 수있는 최고수준의 인물을 본다"고 애도했다.
대선 후보 시절 연설에서는 중도파 정치인이었던 베이유의 좌와 우를 아우른 포용력과 여성정치가로서의 투철한 사명감에 대해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