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조'에 열성…방송 진행자와 공방서도 남편 두둔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최근들어 부쩍 퍼스트레이디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일(현지시간) USA 투데이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달 중순 아들 배런과 함께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백악관에 입주한 이후 '트럼프 내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녀는 최근 연례 의회 야유회를 공동으로 개최하는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적극적으로 내조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MSNBC '모닝 조' 프로그램의 공동 진행자이자 연인 사이인 조 스카버러와 미카 브레진스키 간 공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트위터에서 두 진행자에게 "지능이 낮다", "미친", "사이코" 등의 막말을 하고, 여성 앵커 브레진스키에게는 "얼굴 성형(face lift)을 해 피를 심하게 흘리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이전투구가 시작됐다.
이에 멜라니아 여사는 자신의 대변인인 스테파니 그리샴을 통해 "남편은 공격을 받으면 10배 이상으로 되갚아 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했다.
또 브레진스키가 인스타일과의 인터뷰에서 "멜라니아와 알고 지내는 사이였지만, 트럼프와의 결혼을 비밀로 했다", "멜라니아는 자신의 모델 생활을 오래 하기를 원치 않았다"고 밝히자 반박 성명을 내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다음날 대변인을 통해 "그들은 나를 잘 알지 못한다"면서 "자신의 어젠다를 확산하기 위해 나와 가족들을 끌여들이는 작태가 너무도 슬프다"고 했다.
그녀의 최근 행보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USA 투데이는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기간에 전국을 돌며 유세행진에 나섰을 때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을 따라다니지 않고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아들 배런과 함께 조용히 지냈다.
대선 승리 이후에도 백악관에 입주하지 않고 배런이 학기를 모두 마칠 때까지 뉴욕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러시아 내통 스캔들'에 휩싸이자 언론 보도를 샅샅이 뒤져보고 남편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알려주는 등 '은밀한 지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백악관 직원들의 '트럼프 비판' 발언을 논의하기도 했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백악관 안팎에서는 멜라니아 여사가 조용하지만 매우 스마트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녀는 남편인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에 처해있을 때 이를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튼튼한 유대감을 보이고 있다고 USA 투데이는 덧붙였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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