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정 "퍼트 짧아 아쉽다. 그래도 메이저에서 선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여자골프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재미동포 대니얼 강(25)이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에 올리면서 우승을 예감했다고 밝혔다.
대니얼 강은 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기록,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18번 홀에서 버디를 낚아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1타 차로 따돌린 대니얼 강은 이날 4라운드 내내 헨더슨, 최운정(27) 등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다.
10번 홀에서 퍼트만 세 번 하면서 한 타를 잃은 대니얼 강은 이 시점에서 헨더슨, 최운정에게 1타 뒤진 3위로 밀려났다가 곧바로 11번 홀(파4)부터 4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오히려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대니얼 강은 "10번홀 보기로 각성하면서 연속 버디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3타 차 선두를 달리던 대니얼 강은 2타 차로 쫓긴 16번 홀(파4)에서 약 6.5m 파 퍼트에 성공하며 한숨을 돌렸고, 먼저 경기를 끝낸 헨더슨과 동타인 상황에서는 18번 홀(파5)에서 약 9m 이글 퍼트 기회를 잡아 연장전 없이 경기를 끝냈다.
대니얼 강은 "마지막 홀에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렸을 때 느낌이 왔다"며 "네 홀 연속 버디를 했을 때는 헨더슨도 잘 치고 있었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또 이날 첫 버디인 2번 홀(파4)에서도 "공이 안 구르는 줄 알았는데 들어가서 '아, 오늘 잘 해보자'고 생각하면서 출발했다"고 초반부터 느낌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집에서 '강효림'이라는 한국 이름을 썼다는 그는 "내 이력서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추가했는데 앞으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며 즐거워했다.
2010년과 2011년 아마추어 대회로는 최고 권위의 US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2연패 했던 대니얼 강은 "US 아마추어 우승, 오늘 메이저 우승이 정말 엄청난 일이라는 사실은 확실히 알게 됐다"고 기분을 냈다.
대니얼 강은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 활약하는 오빠 알렉스 강(27)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그는 "코스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면 늘 완벽하게 조언을 해준다"고 고마워했다.
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대니얼 강은 '효림'이라는 한국 이름에 대해 "정식 이름은 아니고 아빠가 붙여준 닉네임 같은 것"이라며 "가족 빼고는 아무도 모르는 이름이고 내 미들 네임도 '그레이스'다"라고 설명했다.
아버지 강계성 씨는 2013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 그레이스 리는 한의사로 일했으며 지금은 은퇴했다.
대니얼 강은 "요즘은 한국에 1년에 한 번 LPGA 대회 출전 때문에 가는 것이 전부"라며 "어릴 때는 엄마가 유치원을 하셔서 네 살 때까지 유치원을 다녔다"고 밝혔다.
아버지가 부산 출신이라 부산에서 지내기도 했다는 그는 "그때는 효림이라는 이름도 썼고, 호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음악을 좋아하지만 1년에 한 번 가는 정도라 자세히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3라운드까지 대니얼 강과 공동 선두를 달렸지만 결국 10언더파 274타로 대니얼 강, 헨더슨에 이어 3위로 대회를 마친 최운정은 "퍼트가 많이 짧았는데 자신 있게 밀지 못해 아쉽다"며 "컨디션도 좋았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5년 마라톤 클래식 이후 2승째에 도전했으나 다음을 기약하게 된 최운정은 "그래도 메이저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 위안하며 "많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다음 대회가 기다려진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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