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성희롱 문화, 벤처캐피털까지 일파만파

입력 2017-07-03 11:45  

실리콘밸리 성희롱 문화, 벤처캐피털까지 일파만파

스타트업 여성 창업가들 폭로로 투자기업 대표들 물러나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여성 창업가들이 투자자들로부터 당한 성추행과 성희롱을 최근 잇달아 폭로했다.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벤처캐피털 기업 창업자들은 잇따라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회사를 떠나 실리콘밸리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T 투자회사 500스타트업의 공동창업자 데이브 매클루어는 성희롱 사실이 드러나자 최고경영자에서 사임했다.

그는 블로그에서 "업무 관련 상황에서 여러 여성에게 접근했다"면서 "내 행동은 용납할 수 없으며 잘못됐다"고 사과했다.

차량호출 업체 우버의 성희롱 문화가 만천하에 드러나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이 CEO 자리를 내줬었다. 최근의 사태는 이 문제가 우버 한 회사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IT 업계 전체에 만연한 고질적인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FT는 전했다.

많은 여성은 부적절한 행동에 저항할 능력이 제약돼 있다고 말한다. 투자금이나 일자리, 또는 다른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여명의 여성이 매클루어와 로워케이스캐피털의 크리스 사카 같은 유명 벤처 투자자들로부터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했다고 밝혔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건강 스타트업을 창업한 린지 마이어는 바이너리 캐피털의 공동창업자인 저스틴 콜드벡이 끊임없이 문자를 보내고 때때로 자신의 몸을 더듬고 키스했다고 말했다. 콜드벡에게 2만5천 달러를 투자받았던 마이어는 "백인이 아니며 여성인 창업자로서 감수해야 하는 비용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앞서 IT 매체 더인포메이션이 콜드벡의 성추행에 대해 지난주 보도한 이후 바이너리는 무너졌다. 콜드벡은 회사를 떠났으며 투자자들은 펀드에서 돈을 빼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오래전부터 성차별적 문화에 대한 불평이 있었다. 우버에서 전직 엔지니어가 사내 성희롱을 폭로해, 내부 조사 후 20명이 해고된 이후 더 많은 여성이 피해 사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여성 기업인 수전 우는 2009년 한 IT 업계 모임에서 구글 임원 출신 투자자인 로워케이스캐피털의 사카가 동의 없이 자신의 얼굴을 만져 불편했다고 NYT에 말했다.

사카는 언론 보도 후 "내 말과 행동으로 일부 여성을 어색하고, 불안하고, 낙담하게 했다"고 인정했다.

세라 쿤스트는 500스타트업에 구직하는 과정에서 매클루어가 부적절한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매클루어의 동료에게 이 일을 상의했더니 500스타트업이 일자리 논의를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레이첼 레녹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창업을 위해 지난 3월 투자를 유치할 때 프레젠테이션에서 한 투자자가 레녹과 다른 여성 파트너들의 "더 매력적인 사진"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50만 달러를 포기할 수 없어 이 발언을 참았다고 말했다.

웬디 덴트는 스타트업에 조언하는 마크 캔터가 메시지를 보내 추근댔다고 말했다.

일부 여성 기업가들은 당한 경험을 공개하지 말라는 요구도 받았다.

리사 커티스는 2014년 스타트업 경연에서 호세 데디오스라는 투자자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이후 그는 다른 투자자로부터 전화를 받고 "글을 지우지 않으면 실리콘밸리에서 아무한테서도 투자받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내렸다.

대부분의 벤처캐피털 투자자와 창업가들은 남성이다. 정보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여성 창업가가 지난해 받은 투자금은 15억 달러지만 남성이 유치한 금액은 582억 달러다.

수전 우는 "힘의 불균형이 너무 심해 이 업계의 여성은 괴로운 상황에 부닥칠 때가 많다"고 말했다.

kimy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