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측 외국에서 치료희망…中사법부, 서방의 출국요청 거부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의 출국 여부를 두고 중국 당국과 류샤오보 측이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다.
홍콩 명보(明報)는 3일 류샤오보 가족 측이 현재 교도소 바깥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류샤오보의 건강 상태가 다음 주쯤 비행기를 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류샤오보 부부는 외국으로 가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보도내용은 중국 당국이 서방 외교관들에게 "(류샤오보의) 병세가 위중해 장시간 이동이 적절하지 않다"며 "(류샤오보) 부부가 현재 치료에 만족하고 있으며 해외로 가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된다.
중국 사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베이징(北京) 주재 서방 외교관들과 류샤오보 부부의 출국 문제를 협의한 자리에서 서방측의 출국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보는 "가석방된 류샤오보는 간암 세포가 여러 뼈로 전이돼 중국 내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부인 류샤(劉霞·56)와 처남 류후이(劉暉)가 의료진과 더불어 류샤오보의 병세를 의논하는 동영상이 유출됐는데 의사는 '치료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가족은 '건강상태가 양호해 비행기를 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콩의 인권운동 시민단체인 중국인권민운정보센터(中國人權民運信息中心)는 류샤오보 가족의 말을 인용해 "류샤오보 간 종양의 크기가 11×10㎝에 달하고 암세포가 여러 뼈로 전이됐다"며 "베이징과 상하이(上海)에서 온 의사 2명이 고통을 덜고 체력을 회복하는 약을 처방해 걸어 다닐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중국 당국에서 류샤오보의 여권을 아직 발급해주지 않고 최근 검사한 CT(컴퓨터단층촬영) 결과를 가족에게 복사해주는 데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샤오보의 출국을 성원하는 지지자들이 '긴급호소:류샤오보에게 완전한 자유를 돌려달라'는 임시단체를 구성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청원에 나섰다고 명보는 전했다.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는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 헌장' 서명 운동을 주도하다가 이듬해 국가 전복 혐의로 11년 형을 선고받고 랴오닝(遼寧) 성 진저우(錦州) 교도소에 수감 중 최근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됐다. 그는 201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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