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극복한 '여성 1호' 조희진, 쟁쟁한 남성 후보들과 경쟁
'후보추천 3번' 소병철·'대검 9번 근무' 오세인·'특별수사 보직전문' 문무일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3일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된 인사들은 모두 검찰 내부에서 여러 차례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우며 능력과 인품 등을 인정받아 온 인물들이다.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위원장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는 이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소병철(59·사법연수원 15기) 농협대 석좌교수, 문무일(56·18기) 부산고검장, 오세인(52·18기) 광주고검장, 조희진(55·사법연수원 19기) 의정부지검장 등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 가운데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은 검찰 내에서 여러 차례 '여성 1호' 기록을 세우며 '유리 천장'을 차례로 극복해 온 조희진 지검장이다.
2013년 처음 가동된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여성 후보가 추천된 것은 조 지검장이 처음이다.
조 지검장은 검찰 내에서 1998년 첫 여성 법무부 과장(여성정책담당관), 2004년 첫 여성 부장검사(의정부지검 형사4부장), 2005년 여검사 첫 사법연수원 교수 등 여성 1호 기록을 잇따라 세웠다.
2007년에는 여검사로는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공판2부장·형사7부장)를 지냈고 2009년에는 여성 첫 차장검사(고양지청) 자리에 올랐다.
이후 여성 최초의 지청장(천안지청장)을 거쳐 2013년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검찰의 꽃' 검사장을 단 최초의 여검사가 됐고, 2015년 제주지검장에 부임해 최초의 여성 지검장 기록도 세웠다.
네 명의 후보 중 가장 기수가 높은 소병철 농협대 석좌교수는 검찰 내에서 총장 후보를 꼽을 때 늘 '1순위'로 거론될 만큼 능력과 인품 모두를 인정받는 인물이다.
검찰 재직 때 연수원 15기 중 '1번'으로 수료해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법무부 검찰국 검사,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 대검 연구관 등을 거쳐 법무부 검찰2과장에 이어 검찰1과장을 지냈다. '기획·공안통'이지만 주미 협력관, 범죄예방, 일반 형사부 등 여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소 교수는 채동욱 전 총장이 낙점된 2013년 3월, 김진태 전 총장이 임명된 2013년 10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로 후보군에 포함됐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가 2012년 설치돼 2013년 가동된 이래 가장 많이 후보자로 이름을 올리는 '단골추천' 기록을 세웠다.
문무일·오세인 고검장 역시 동기들 가운데 단연 두각을 나타내며 능력을 인정받아 온 인물로 꼽힌다.
문 고검장은 검찰이 직접 비위 첩보를 인지해 수사에 나서는 분야인 특별수사에서 잔뼈가 굵은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시절 특별수사지원과장에서 시작해 과학수사2담당관을 거쳐 중수1과장을 지냈고, '수사 1번지' 서울중앙지검으로 옮겨와 전국 특수부장 가운데 최선임인 특수1부장을 역임했다. 2015년에는 대검이 꾸린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기도 했다.
오 고검장은 '공안·기획통'이면서도 대변인·기획·범죄정보·특수 등 다양한 분야를 모두 경험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대검 연구관, 공안2과장, 범죄정보1담당관, 대변인, 공안기획관, 선임연구관, 기획조정부장, 반부패부장, 공안부장 등 공식 인사 발령만 9번으로 검찰 역사상 대검에 '최다 근무'한 기록을 갖고 있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 난 뒤 파견 형태로 '대검 특별수사체계 개편 TF'를 이끈 경력도 있다. 통상 검사들은 대검이나 서울중앙지검, 법무부 등에서 근무하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이전까지는 대검에서 총 8번 근무한 이명재 전 검찰총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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