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장애인 삶 옥죄는 등급 심사 중단해야"

입력 2017-07-03 17:05  

장애인단체 "장애인 삶 옥죄는 등급 심사 중단해야"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3일 의학적 손상에 따른 장애등급 심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 단체는 이날 오후 세종로소공원에 마련된 '광화문 1번가' 앞에서 '장애등급제 희생자 고(故) 박진영씨 4주기 추모 기자회견'을 열어 "가짜 장애인을 가려내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장애등급 심사제도가 진짜 장애인의 삶을 옥죄는 제도가 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뇌전증(간질) 장애인 박진영씨는 1978년 장애 3급 판정을 받았지만 2010년 도입된 등급 재심사에서 4급으로 하락했고, 2013년 '등급 외 판정'을 받으면서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이자 같은 해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박씨는 '어릴 때부터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고 직업도 제대로 못 가졌는데 장애등급 재심사에서 등급이 떨어져 생활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취지의 비관성 유서를 남겼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이 단체는 "장애인의 개별적인 경제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의료적 판단만으로 장애에 등급을 매기는 탓에 박씨와 같은 안타까운 사례가 생긴다"며 "장애등급제와 등급 심사·재심사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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