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다 다이사쿠·조문부의 '인간과 문화의 무지개다리'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일본과 한국의 학생들이 각각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만 교류한다면, 결국은 이기주의에 빠져 평화교류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기주의를 전면에 내세운다면 세계 평화가 진척되는 일은 없습니다."(조문부)
"한국, 중국, 일본이라고 하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교류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지역의 상호 이해가 평화와 안정을 향한 커다란 토양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이케다 다이사쿠)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교육자인 조문부 전 제주대 총장과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국제창가학회(SGI) 회장이 한일 양국 문화와 교육의 사명을 주제로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 나왔다.
연합뉴스 동북아센터가 펴낸 '인간과 문화의 무지개다리'는 두 사람의 두 번째 대담집이다. 일본의 교육월간지 '등대'에 2003년 9월호부터 2004년 7월호까지 연재된 내용을 모았다.
일본 세이케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조 전 총장과 1990년 이후 여러 차례 한국을 찾은 이케다 회장은 대한해협을 사이에 둔 양국을 '옷의 띠와 같은 물'을 뜻하는 '일의대수'(一衣帶水)로 지칭하면서 문화에 유사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조 전 총장은 "가구(家具), 가치(價値), 온도(溫度) 등은 한국어와 일본어가 발음도 같고 의미도 같다"면서 "한국인도 일본인도 상대의 말을 배울수록 뜻밖의 발견을 많이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케다 회장은 한일 음식문화를 비교하면서 "밥을 먹을 때 사용하는 식기와 도구는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부분도 있다"며 "마음의 눈을 맑게 열고,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담 과정에서 두 사람은 특히 청년 교류를 강조한다. 양국 문화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양지차이고, 양국의 많은 젊은이가 만나 어울려야 마음의 거리가 줄어든다고 입을 모은다.
이케다 회장이 "양국 교류는 크게 전진했고, 이 조류를 역행시켜서는 안 된다"고 역설하자 조 전 총장은 "인간의 마음, 즉 의사가 통한다면 언어는 다소 서툴러도 자연스럽게 통한다"고 답한다.
외교적 사안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공생(共生)의 문화'라는 꽃이 양국 관계 개선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충고는 지금도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화광신문사 옮김. 280쪽.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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