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남은 2명 검거…심야 조사로 도주 경로 등도 파악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골프연습장에서 주부를 납치·살해한 혐의를 받는 수배자 2명이 사건 발생 10일째인 3일 서울에서 모두 검거됐다.
앞서 검거된 공범 1명의 진술에 의존해 사건을 파악할 수밖에 없었던 경찰이 이들을 창원으로 압송, 수사를 본격화하면 사건 전모가 드러나고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문들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 경찰은 이날 오후 서울 중랑경찰서에 입감돼 있던 심천우(31)와 여자친구 강정임(36)을 차에 태워 창원서부경찰서로 압송 중이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10시를 전후해 창원에 도착한 직후 바로 조사를 받게될 예정이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심야 시간 조사 동의서를 받아 강도 높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우선 범행 동기가 뭔지, 피해자를 왜 바로 살해했는지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경찰은 심천우가 신용불량자인 점, 확인된 카드 빚만 4천여만원인 점 등을 근거로 금품을 노린 계획적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피해자 명의 카드에서 인출한 돈이 410만원에 그쳐 범행 동기를 두고 그간 여러 의문이 제기돼 왔다.
경찰은 먼저 붙잡힌 심천우 6촌 동생이 "살인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주범이 따로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간다.
애초 3명 모두가 살인, 피해자 차량 유기 등 역할을 나눠 범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앞서 구속한 심 씨에 대해서도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한 바 있다.
전과가 없던 이들이 한순간 강력범죄자로 전락한 탓에 혹시나 밝혀지지 않은 여죄가 있는지 미제 사건을 대상으로 지문 조회 등도 해볼 계획이다.
또 경찰은 이들의 도주 경로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27일 새벽 함안에서 경찰 추적을 따돌리고 도주한 이들이 검거된 3일 이전까지 행적이 명확하지 않다.
경찰이 모텔 투숙 기록 등을 통해 이들이 지난달 28일 서울에 잠입한 것으로는 확인했지만, 경찰 수사망을 어떻게 뚫고 서울까지 갈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이들이 소지하던 가방에 현금 수백만원가량과 옷가지 등이 있던 점으로 미뤄 둘이서 도주한 것으로 보면서도 조력자가 있었을 가능성도 확인할 예정이다.
28일 이후에는 계속 모텔에 투숙한 것으로 알려져 가능성은 낮지만 혹시 도주 기간 추가 범죄를 했는지도 추궁할 계획이다.
경찰 측은 "심천우와 강정임이 대체로 혐의를 시인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한 사항은 조사해봐야 알 것"이라며 "세 사람 진술이 서로 엇갈릴 경우 대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24일 저녁 창원시내 한 골프연습장에서 A(47·여) 씨를 납치한 뒤 경남 고성의 한 폐주유소에서 A 씨를 살해하고 진주 진수대교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순천, 광주 등지를 거쳐 함안, 서울로 도주 행각을 이어 왔다.
이들의 도주극은 공개수배 6일째인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막을 내렸다. 한 시민의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서울 중랑구의 한 모텔에서 이들을 검거했다.
k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