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유기업감독당국 고위직도 비리 낙마…'당 중앙' 솎아내기

입력 2017-07-04 10:21  

中 국유기업감독당국 고위직도 비리 낙마…'당 중앙' 솎아내기

19차 당대회 앞두고 중앙위원회 32명째 낙마…권력재편 본격화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공산당이 국유기업 감독 부처의 고위직을 비리 혐의로 낙마시키면서 '당 중앙'의 재편 작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4일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장시우(張喜武·59) 부주임에 대해 '엄중 기율 위반' 혐의로 당정 직무를 해제한 사실을 공개했다.

장 부주임의 직급이 부부급(副部級·차관급)에서 정국급(正局級·국장급)으로 강등되면서 그의 중국 공산당 18기 중앙후보위원 자격도 박탈됐다.

장 부주임은 직권을 이용해 친지의 승진인사를 돕고, 법규를 위반해 영리활동을 벌인 것 외에도 당내 선거 과정에서 위법적으로 표를 끌어모으고 중앙순시조의 감찰 착수 정보를 파악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주임은 이로써 18기 시진핑(習近平) 체제 이후 낙마한 32번째 중앙위원회 위원이 됐다.

2012년 11월 시진핑 체제 출범과 함께 205명의 중앙위원과 171명의 중앙후보위원으로 구성된 중국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는 도중에 10명중 한명 가량이 낙마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1921년 중국 공산당 창당 이후 시진핑 체제 직전 2012년까지 도중에 옷을 벗은 중앙위원회 위원은 4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18기 중앙위원회에 대거 궐석이 생김에 따라 올 가을 시진핑 2기 체제가 출범하는 제19차 전국대표대회는 큰 세력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도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중앙위원회 솎아내기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내에서 통상 '당 중앙'으로 일컬어지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중국의 집단지도체제를 상징하며 차세대 주자들의 집합소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은 명목상 최고통치기관이 전국인민대표대회지만 중앙위원회→ 중앙정치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순의 단계별 최고지도부에 의해 모든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중앙위원은 상무위원들을 포함한 정치국원, 국무위원, 당정 중앙기관의 부장(장관)급 책임자, 지방의 서기 및 성장급 간부로 구성되며 중앙후보위원은 대개 당과 국무원의 부부장(차관)급, 지방의 부서기 및 부성장급이다.

특히 낙마한 중앙위원·후보위원들이 대체로 공청단 계열이나 상하이·장쑤(江蘇)방 등 시 주석의 정적 세력들이었다는 점에서 19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 중심의 중앙위원회 구성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장 부주임 역시 장쩌민(江澤民) 체제의 2인자였던 쩡칭훙(曾慶紅) 전 부주석의 심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과거 20년간 일했던 에너지기업인 선화(神華)그룹은 쩡칭훙이 주도한 각종 프로젝트의 협력 파트너로 중앙순시조의 감찰에 따라 고위임원 4명이 비리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최근 막을 내린 31개 성·시·자치구의 당 서기와 성장급 지방수장에 대한 인사조정에서도 장쩌민 세력의 몰락과 시진핑 친위인맥들의 부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세력 축출을 위해 '반(反) 부패'와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중국 관영 법제일보는 중앙기율검사위 통계를 인용해 18기 체제 이후 중국 전역에서 말단 향과급(鄕科級·면장·과장급) 이하의 간부·당원 114만명이 기율 위반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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