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FTA 재협상·방위비 분담 문제, 당당하게 다루면 돼"

입력 2017-07-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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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FTA 재협상·방위비 분담 문제, 당당하게 다루면 돼"

"요구할 것 요구하고 줄 것 줄 수 있다…공정성 담보할 기회"

"한미 정상회담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4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거론한 것을 두고 "그건 당당하게 다루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FTA(재협상)의 경우 4월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한국에 왔을 때 예고하고 '한미 FTA에 문제가 있으면 개혁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특보는 "한국과의 관계에서 서비스, 교육 등 분야에서 미국이 흑자를 보고 있고 우리가 미국 무기를 제일 많이 사용하는 국가"라며 "이런 걸 짚고 넘어가면 얼마든지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줄 것은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서도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주한미군 인건비와 무기체계에 들어가는 돈은 미국이 부담하는 것"이라며 "그걸 빼놓고 군수지원 등은 액수가 나와도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그러면서 "11월부터 시작하는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나가면 오히려 방위비 분담의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문 특보는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었다"고 대답했다.

문 특보는 "한미 동맹(중요성)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갔고 북한의 비핵화를 공동의 목표로 설정했고 한국이 더욱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을 명백히 해서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그동안 동맹은 미국이 한국에 베푸는 '시혜동맹'이었는데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연합 방위의 주력이 되고 미국이 지원하는 개념"이라면서 "이는 동맹의 정상화"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자신을 절제하면서 문 대통령을 정중히 대한 것 같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에게 어려움을 줘서 미국 내 비판이 일기도 했고 이번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도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번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미국 내 평가가 어떤지 묻자 "진보적 학자들은 북핵 동결·폐기에 구체적인 대안이 나왔어야 한다고 하는 반면, 보수적 학자들은 '한미 간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해줘서 안심스럽다'고 한다"고 전했다.

공동성명 발표가 지연된 것과 관련해서는 "백악관 주요 참모 간 역할 분담 같은 것이 제도적으로 잘 안착하지 않고 진화하는 과정"이라며 "백악관 비서실장 검토와 같은 절차 때문에 시간이 걸린 것이지 특별한 의미가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거의 다뤄지지 않은 것을 두고서는 "사드는 무기체계의 하나여서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것은 아니고 실무에서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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