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의사회 "일부 병원 돈벌이 위해 비전문가에게 수술 맡겨"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유령수술'을 뿌리 뽑으려면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에 자율징계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유령수술은 환자가 마취됐을 때 원래 시술을 하기로 했던 의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 몰래 들어와 대신 수술하는 행위를 뜻한다.
성형외과의사회는 4일 공식입장을 내고 유령수술의 문제점과 이로 인한 회원들의 피해 상황 등을 설명했다.
의사회 측에 따르면 일부 대형 성형외과가 '돈벌이'를 위해 무자격자를 비롯한 비전문가에게 성형수술을 맡기고 있어 환자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유령수술의 경우 내부 고발자가 나오지 않는 이상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없으므로 관할 보건소와 경찰서에 수사 의뢰조차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수년에 걸쳐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증을 따고 안전한 진료환경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선량한 다수의 성형외과 의사들까지 국민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됐다는 게 의사회 측 주장이다.
박상현 성형외과의사회 총무이사는 "성형수술 부작용·사망사고는 대부분 유령수술과 같은 비도덕적 의료 행위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며 "의사회 차원에서 아무리 자정작용을 위해 노력해도 교묘하게 불법·편법 행위를 일삼는 사람들 때문에 헛수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형외과의사회는 유령수술 근절을 위해 '자율징계권 부여' 등 보건복지부가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윤인대 성형외과의사회 윤리이사는 "의사에게 제일 무거운 처벌은 불법 행위를 저지른 의료인이 진료를 볼 수 없게 만드는 '면허권 박탈'"이라며 "현재로써는 의사회 차원에서 비양심적인 회원에게 할 수 있는 조치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성형외과의사회는 최근 서울 강남 대형 성형외과에서 발생한 간호사 진료기록 조작 사건에 대해 정부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병민 성형외과의사회 회장은 "작년 8월 양악 수술을 받은 20대 여성이 사망한 이 사건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경찰 조사에서 모든 정황이 낱낱이 밝혀지고, 재발하지 않도록 복지부가 법과 제도 개선에 더 힘써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k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