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버스 이용 부산·대구 찍고 서울로…검문 없었다

입력 2017-07-04 13:13   수정 2017-07-04 15:02

택시·버스 이용 부산·대구 찍고 서울로…검문 없었다

납치·살해 남녀, 대대적 수색 전 현장 탈출…경찰, 검문검색 전국 확대 안 해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골프연습장 40대 여성 납치·살해 피의자 심천우(31)·강정임(36·여)은 경찰 추적을 피해 트럭 운전 기사 도움을 받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경남에서 부산을 거쳐 서울까지 유유히 도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수사망을 빠져나가 대도시를 배회하며 도주극을 이어간 이들은 그 사이 경찰의 검문검색 한 번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경찰 수색에 구멍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경찰 발표에 따르면 사건 발생 이틀 뒤인 지난달 26일 함안에 들어온 심천우 등 3인조는 27일 새벽 1시 20분께 경찰 추적을 눈치 채고 타고 있던 차를 함안군 가야읍에 버렸다.

심천우와 연인인 강정임은 근처 야산으로 도주했지만, 심천우 6촌 동생(29)은 아파트 근처 차 밑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을 따돌리는 데 성공한 심천우와 강정임은 야산에서 2시간 정도 숨어 있었다.

이후 산에서 내려와 오전 4시께 남해고속도로 산인터널을 마산 방면으로 지났다.

3인조 중 1명만 검거한 경찰이 이후 비상 소집령을 내려 야산 일대에 경찰관들을 배치하긴 했지만 심천우 등은 동원된 경찰들이 수색을 대대적으로 벌이기 전 현장을 벗어났다.

심천우 등은 이 사이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를 향해 태워 달라고 손을 흔들기도 했지만 소득이 없자 계속 걷던 도중 도로에 정차한 트럭을 발견했다.

이들은 기사에게 "부산까지 태워주면 5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기사는 별다른 의문 없이 순순히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시간 뒤 부산 주례 쪽에 도착한 이들은 오전 내내 모텔에 투숙한 다음 낮 12시께 택시를 타고 부산시내를 배회했다.

이 사이 새 옷을 사서 바꿔 입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택시를 타고 오후 7시께 대구의 한 모텔에 도착한 이들은 28일 오전 7시 20분께 시외버스를 타고 동서울고속터미널로 갔다.

차를 버린 이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주할 가능성이 컸지만 이 사이 주요 터미널 등지에서 경찰 검문검색은 없었다.

당일 오전 11시 30분께 서울에 도착한 이들은 이후 중랑구의 한 모텔에 들렀고, 검거될 때까지 해당 모텔에서 계속 은신했다.

이들이 경찰 수사망을 빠져나와 이미 서울의 모텔에서 지낼 때 경찰은 함안과 인접한 마산·진주 일대에 매일 1천명가량을 투입, 집중 수색을 벌이고 있었다.

경찰이 2명을 놓친 직후 이들이 외부 지역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을 충분히 상정할 수 있음에도 다른 지역으로 검문검색과 수색을 적극 확대하지 않은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이 전국 일제 검문검색을 실시한 건 지난 3일 오전 10시였다. 심천우와 강정임은 당일 오전 10시 10분께 시민 제보를 받은 경찰에 의해 모텔 방에서 붙잡혔다.

k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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