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평균 투구 이닝 5⅓이닝…선발 6이닝 투구는 '옛말'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변화무쌍한 마운드 운용으로 새 트렌드를 개척했다.
선발 투수를 조기 교체하는 '퀵 후크'로 내셔널리그 승률 전체 1위(0.655·55승 29패)를 달린다.
4일(한국시간) 미국 일간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에 따르면 2014년만 해도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들은 평균 6이닝을 던졌지만, 올해엔 역사상 가장 낮은 5⅔이닝에 못 미치는 정도만 던진다.
선발 투수의 최소 몫을 따질 때 거론하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 기준보다도 아웃카운트 1개가 모자란 것이다.
팀 평균자책점 3.22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이 부문 1위인 다저스 선발 투수진의 평균 투구 이닝은 67경기를 치른 결과 5⅓이닝으로 MLB 전체 평균보다도 적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적극적인 퀵 후크로 올 시즌 37차례나 선발 투수가 5회를 채우기 전에 강판했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투수들의 부상 방지와 유망주 투수의 투구 이닝 관리 등의 목적으로 다저스 선발 투수의 투구 이닝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로버츠 감독은 올 시즌 새로 도입된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을 잘 활용해 최대 7명으로 선발 투수 로테이션을 돌렸다.
막강한 불펜 덕분에 퀵 후크는 빛을 발한다.
다저스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2.89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3번째로 좋다.
구위 회복과 재충전 차원에서 투수를 마이너리그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로 보냈다가 다시 올리는 일을 반복해 8명으로 이뤄진 구원진의 체력을 잘 안배한 것도 올해 다저스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는 선발로 뛰다가 불펜으로 잠시 옮겨 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한 경기에 선발 투수를 2명 투입하는 이른바 '1+1' 변칙 마운드 운용도 선보였다.
우리나라에선 구원 투수에게 크게 의존하는 불펜 야구가 비교적 일찍 자리를 잡았으나 메이저리그에선 최근 유행이다.
2015년 월드시리즈 제패 당시 캔자스시티 선발진은 당시 포스트시즌에서 평균 5⅓이닝 미만을 던졌다. 나머지 이닝을 강력한 불펜 투수들이 메웠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구원 투수들은 '가을 잔치'에서 64⅔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켜 69⅓이닝을 던진 선발 투수진에 버금가는 투구 이닝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심지어 월드시리즈에선 32⅓이닝으로 30⅓이닝에 그친 선발 투수보다 더 많이 던졌다.
풍족한 선발 투수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다저스와 달리 선발진 구성에 애로를 겪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평상시 6이닝을 던지는 투수라면 팀의 5선발이 아닌 2∼3선발 투수"라면서 고충을 토로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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