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한경쟁에 선제 대응…"이재용, 옥중 결정"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삼성전자가 4일 경기도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본격 가동을 발표하면서 대규모 추가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은 '총수 부재'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특히 반도체 시장의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선제 투자에 나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출하식을 가진 평택 반도체라인에 대한 증설에 곧바로 나선다는 계획을 내놨다. 기존 투자금액을 포함해 오는 2021년까지 무려 30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와 함께 화성사업장에도 6조원을 투자해 최적화된 신규 반도체 생산라인을 갖추기로 했으며, 중국 시안(西安) 공장에도 반도체 라인 추가 건설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충남 아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신규단지 인프라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회장의 오랜 와병에 겹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월 구속 수감되면서 총수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데 대해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을 내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런 트렌드 자체가 반도체 수요를 계속 늘리는 요인"이라면서 "선제적으로 생산라인을 확충해 미래 시장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글로벌 반도체시장 1위 업체로서 시장흐름을 선도하는 의사결정이 적시에 이뤄져야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면서 "현재 처해 있는 불확실성 때문에 3~5년 후가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판단에 따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부회장에게 최근 평택 반도체 라인 출하식 일정 및 올해 하반기 사업계획과 함께 반도체·디스플레이 추가 투자 계획이 보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도 임원으로부터 이런 취자와 계획을 보고를 받은 뒤 즉시 결정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구속 직후 일부 임직원, 가족 등과 면회한 뒤 최근에는 변호인 외에는 거의 만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이 이처럼 '옥중 투자 결정'을 내린 것도 미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자는 의도로 여겨진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오늘 발표한 투자 계획은 국내 일자리 창출이나 경기 활성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부회장에게 보고된 내용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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