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통행세' 징수·횡령…탈퇴 점주에 '보복출점' 등 혐의
정 前회장 "갑질 아니다" 혐의 부인…6일께 영장심사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가맹점을 상대로 한 '갑질 논란'에 휩싸인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69) 전 MP그룹 회장이 부당하게 빼돌린 자금이 100억원대에 이른다는 검찰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이준식 부장검사)는 4일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 횡령 등 혐의로 정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가맹점에 공급할 치즈를 구매하면서 중간업체를 끼워 넣는 방법으로 50억원대 이익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또 이런 '치즈 통행세' 관행에 항의하며 가맹점을 탈퇴한 업자들이 신규 점포를 내자 치즈를 구입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이들 점포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해 저가 공세로 '보복 출점'을 감행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갑질 논란'과 관련한 혐의 외에도 정 전 회장과 그의 친인척이 50억원대에 이르는 회사 자금을 부당하게 빼돌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 전 회장의 혐의 총액은 100억원대에 달한다.
검찰은 3일 정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가맹점에 치즈를 강매한 치즈 통행세와 탈퇴 가맹점에 대한 보복 출점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그러나 정 전 회장은 주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행세 의혹과 관련해서는 친인척이 운영하는 중간업체가 가격을 올려받는 등 의도적인 '갑질'을 하는 곳이 아니라 미스터피자 창업 초기 치즈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복 출점과 관련해서도 해당 점포 주변의 상권 규모와 매장 특성 등을 고려하면 의도적 보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와 배치되는 부분이 많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MP그룹의 물류·운송을 담당하는 업체와 도우 제조업체 등을 압수수색해 통행세 의혹을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하고, 그룹 본사 등의 압수수색에서는 보복 출점을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이 담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MP그룹의 '갑질 횡포'는 보복 출점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진 전 가맹점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정 전 회장은 MP그룹 회장직에서 사퇴하고 전문경영인인 최병민 대표이사에게 경영을 맡겼지만, 가맹점주들은 '보여주기식 사퇴'에 불과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정 전 회장의 구속을 검찰에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6일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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