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현장 사망·6명 부상…금지구역 출입이 집단공격 이유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 라카인주(州)에서 주류인 불교도들이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집단으로 공격해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5년전 난민 수용소로 쫓겨난 로힝야족이 금지구역에 발을 들였다는 것이 집단공격의 이유였다. 현장에는 경찰관도 있었지만, 불교도들의 막무가내 폭행에 손도 쓰지 못했다.
5일 이라와디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서부 라카인주 주도 시트웨에서 불교도들이 경찰 보호 아래 시장에 온 7명의 로힝야족 남성들에게 집단공격을 가했다.
불교도 100여명이 퍼부은 무차별 폭력으로 로힝야족 남성 1명이 현장에서 죽고, 나머지 6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상태가 위중하다고 경찰이 밝혔다.
집단 폭행 사건이 벌어진 곳은 이와르 지 므라욱 마을로 이슬람교도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현장에 있던 경찰관 프요 와이 초는 "칼라(로힝야족을 낮춰 부르는 말) 한 명이 트럭에서 내려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사이에 불교도들이 '칼라가 도시에 들어왔다'고 소리쳤고, 이어 몰려든 사람들이 집단 폭행을 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 2명의 경찰관이 있었지만,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모여 속수무책이었다. 심지어 일부 불교도들은 부상자가 이송된 병원까지 따라왔다"고 덧붙였다.
불교도의 공격으로 부상한 압둘 알람(65) 씨는 "그들은 우리에게 돌팔매질했고 막대기로 때리기도 했다. 순식간에 일이 벌어졌고 우리는 트럭 안에서 당했다"고 말했다.
전체 인구 6천여만 명 중 이슬람교도가 약 4%인 미얀마에서는 다수인 불교도의 이슬람교도 배척이 심하다.
특히 지난 2012년 서부 라카인 주에서 이슬람교도와 불교도 사이에 종교 분쟁이 발생해 200여 명이 숨진 이후로는 소수인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과 박해가 더욱 심해졌다.
14만여 명의 로힝야족 난민은 대부분 난민 수용소에 갇혀 지낸다. 무슬림 거주지에는 불교도의 출입이 통제되고, 불교도 거주 지역에 대한 무슬림 출입도 제한을 받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방글라데시 국경지대 경찰 초소가 무장괴한의 공격을 받아 9명의 경찰관이 사망한 이후, 미얀마군은 무장세력 색출을 이유로 로힝야족 거주지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군인들이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 등을 일삼으면서 '인종청소'를 시도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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