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텐센트, 인민일보 게임중독 비판에 시총 17조원 증발

입력 2017-07-05 10:40  

中텐센트, 인민일보 게임중독 비판에 시총 17조원 증발

지나친 몰입 따른 청소년 부작용 부각에 이용시간 제한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의 거대 인터넷기업 텐센트(騰迅·텅쉰)의 인기 모바일 게임 '영광의 왕'(王者榮耀·왕자영요)이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비판을 받은 4일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151억 달러(약 17조4천억원) 날아갔다.

인민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텐센트의 '영광의 왕'이 사회에 해로운 "독"이라고 주장했다. 또 별도 기사에서는 게임 산업의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이후 텐센트 주식은 홍콩 증시에서 4.1% 떨어진 269.20홍콩달러에 마감해, 하락 폭이 23개월 만에 가장 컸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영광의 왕' 하루 활성 이용자는 약 6천만명으로 추산된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이 게임의 1분기 매출은 60억 위안(약 1조 원) 정도로 세계 최대다.

인민일보의 사설은 중국 정부가 개입해 게임 산업에 메스를 댈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투자자들은 텐센트의 매출 감소를 걱정한다.

2주 전 광저우의 한 17세 소년이 40시간 연속으로 '영광의 왕' 게임을 하다 뇌경색으로 목숨을 잃을뻔한 일이 있었다.

또 항저우에서는 부모가 이 게임을 못 하게 하자 13세 남자아이가 3층에서 창밖으로 뛰어내려 다리가 부러지기도 했다.

지난해 출시된 '영광의 왕'은 텐센트가 2011년 인수한 미국 라이엇게임스의 전투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LoL)를 모바일용으로 바꾸면서 중국의 역사와 신화를 가미한 판타지 게임으로 팀워크를 강조한다.

텐센트는 '영광의 왕'의 지나친 중독성을 놓고 당국과 사회의 비판이 일자 지난 3일 청소년의 이용시간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12세 미만은 하루 1시간으로 제한되며 오후 9시 이후에는 게임을 할 수 없다. 12∼18세는 하루에 2시간만 게임할 수 있다.

중국 문화부는 지난 5월 게임 개발업체들이 청소년의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한 바 있다.

모바일데이터업체 지광에 따르면 '영광의 왕' 이용자의 절반 이상은 24세 미만이며 4분의 1은 19세 미만이다.

텐센트는 1분기 매출의 26%를 모바일게임으로 벌어들였다. 이 가운데 거의 절반은 '영광의 왕' 덕분인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한편 텐센트는 4일 온라인 출판 부문인 차이나 리터러처(China Literature)를 분사해 홍콩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중국 최대의 온라인 출판 및 전자책 회사로 아마존의 킨들스토어 같은 사업을 한다. 530만명이 쓴 작품 840만편이 있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로이터는 이번 IPO 규모가 최대 8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텐센트는 4억5천만 위안(약 760억원)을 투자해 중국 TV 제조사 TCL의 스마트 TV 브랜드인 레이냐오(雷鳥)의 지분 16.7%를 취득했다. 텐센트는 이 회사의 인터넷 연결 스마트 TV에 텐센트의 게임과 동영상 스트리밍 앱을 기본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텐센트는 이달 앞서도 중국 TV 메이커 스카이워스의 자회사인 스마트 TV 제조사 쿠카이(酷開·Coocaa) 지분 7.7%를 3억 위안에 샀다.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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