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北문제 대응할 국제사회의 '6가지 카드' 보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격랑에 빠져들었다.
'문제아' 북한의 거듭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국제사회가 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국제사회의 고심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영국 BBC 방송은 4일(현지시간) 북한 문제에 있어 국제사회가 가진 카드 6가지를 살펴봤다. 협상과 경제제재, 군사적 대응 등 여러 대안이 거론되지만 '해묵은' 문제인 데다 인화성이 커서 어느 하나 쉬운 길은 없어 보인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BBC에 따르면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카드는 협상이다.
과거 북한은 오랜 기간 한국은 물론 주변국과 마주앉았다. 북핵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다자간 대화 틀인 6자회담이 대표적이다. 남북을 비롯해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은 2003년 설립돼 영변의 원자로 냉각탑 폭파 등 북핵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2009년 이후 회담은 '휴면상태'에 들어가 현재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북동아시아 선임 연구원 존 닐슨 라이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도발에 근거해 보자면 현시점에서 북한은 협상에 관심이 없는 듯하다"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군 현대화를 밀어붙이기로 하면서 협상은 뒤로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제제재는 어떨까. 유엔과 몇몇 국가는 이미 북한에 경제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 확보에 관여해온 단체와 개인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 자산을 동결하고 해외여행을 제한했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에 들어가던 식량 등 대외원조도 줄었다.
미국은 북한 정권의 돈세탁을 지원한 중국 단둥은행도 최근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문제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은 북한 정권을 불안정하게 하고 북·중 국경에 혼란을 가져올까 봐 대북 제재 강화를 원치 않는다고 BBC는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군사적 대응 카드가 부상하지만, BBC는 "좋은 대안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은 매우 깊은 곳에 매장한 까닭에 핵을 찾아내 제거한다는 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더구나 북한의 핵·미사일은 서울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거리에 있고, 생화학 무기와 100만 군대도 갖고 있다.
일각에선 선제타격론도 거론되지만, 이는 한국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
아예 북한의 우두머리 김정은을 제거하는 건 어떨까.
그러나 그를 제거한 다음 권력 공백을 누가 채울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북한 엘리트 그룹은 김정은 체제와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으며 김 위원장의 정적도 없다.
특히 '왕조세습'이 3대째 이어지고 우상화, 외부통제가 심한 북한에서 김정은의 반대 세력을 키우는 일 역시 어려워 보인다.
남은 선택지는 북한을 '점진적 개방'으로 이끄는 일이다.
국제사회는 중국의 개혁·개방 모델을 적용, 소규모 경제개혁을 통해 북한의 개방으로 이끌고자 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 창춘(長春), 양저우(揚州) 등을 경제 시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지지했던 장성택 전 노동당 부장은 2013년 12월 조카 김정은에 처형됐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중국을 비롯해 해외 어느 나라도 방문한 적이 없다. 경제성장보다는 군사프로그램이 우선인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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