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여 만에 100㎜ 넘는 폭우…성산일출봉 한때 입산 통제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전지혜 기자 = 폭염 속 제주도 동부 지역에 갑작스럽게 100㎜가 넘는 '소나기 물폭탄'이 쏟아져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지방기상청은 5일 오후 3시 30분을 기해 제주도 동부의 호우경보를 해제했다.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록을 보면 동부의 성산 지점에는 이날 오전 11시 42분께 비가 시작돼 오후 3시께까지 3시간여 동안 비가 123.7㎜ 내렸다.
시간당 강수량이 많게는 50㎜를 넘어섰고, 천둥과 번개도 쳤다.
동부의 다른 지점도 이날 구좌 13㎜, 우도 11.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고립과 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후 2시 11분께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산간도로를 달리던 차량 2대가 성인 남성 무릎 높이 위까지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 김모(38·여)씨 등 차량탑승자 4명은 119구조대에 의해 안전한 곳으로 옮겨지거나 스스로 탈출, 부상자는 없었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산간도로도 침수돼 119구조대가 배수작업을 했다.
성산읍 온평리 경로당과 고성리 냉동창고 건물, 표선면 음식점 등 주택과 건물이 침수되기도 했다.
폭우에 유명 관광지인 성산일출봉은 낮 12시 30분께부터 2∼3시간가량 입산이 통제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우산을 챙기지 않고 성산일출봉에 올랐는데 정상에 올라가자마자 비가 강하게 내려서 비에 쫄딱 젖은 생쥐꼴이 됐다"는 등 이날 동부 지역 관광지를 찾았다가 갑작스러운 폭우에 당황한 관광객들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기상청은 이날 폭염 속 대기 불안정과 지형적 영향으로 소나기구름이 급격히 형성된 데다가 비구름이 느리게 이동해 성산 등 일부 지역에 수시간 동안 소나기가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동부에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성산의 낮 최고기온은 30.7도까지 올랐다.
소나기는 동부와 중산간 일부 지역에만 쏟아졌다.
기상청은 6일에는 제주에 장마전선 영향으로 오전 중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5∼40㎜다.
또한 당분간 밤에는 열대야, 낮에는 북동부를 중심으로 폭염이 나타나는 등 무더위가 이어지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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