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세력의 필리핀 남부 마라위 점령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인근 인도네시아에서 IS를 자처하는 세력이 경찰에 테러 경고문을 보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자카르타 남부 꺼바요란 라마 경찰서 정문에 오토바이를 탄 괴한들이 IS 깃발을 내걸고 테러 경고가 담긴 서한을 남긴 채 사라졌다.
노란 종이에 손글씨로 쓴 편지에는 "전쟁이 시작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를 이슬람국가로 교체하겠다. 수도 자카르타를 마라위와 같은 전쟁터로 만들겠다" 등의 경고문이 담겼다.
마라위는 IS 추종세력인 '마우테 그룹'과 아부사야프 등이 점령한 채 한 달 이상 정부군과 대치하고 있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소도시다.
아르고 유워노 자카르타 경찰청 대변인은 "2명의 경찰관이 경찰서 정문 앞에 오토바이가 멈춰서는 소리를 들었다"며 "확인을 위해 나가보니 오토바이에 탄 괴한들은 달아났고 깃발과 편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편지에는 자카르타를 마라위처럼 전쟁터로 만들겠다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 우리는 전담팀을 구성하고 CCTV 등을 분석하는 등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2억6천만 인구의 90%가 이슬람교도인 세계 최대 무슬림국가다.
인도네시아 무슬림 사회는 비교적 온건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최근 시리아와 이라크로 건너가 IS의 교육을 받고 돌아왔거나 이들의 극단적 사상을 추종하는 세력에 의한 테러도 종종 발생한다.
최근 필리핀 마라위를 점령한 채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는 IS 추종 반군에도 인도네시아인이 다수 섞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