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판매량 8분의 1, '우취인구' 반 토막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의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의 발행 논란으로 '기념우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우본은 박 전 대통령 탄생 기념우표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오는 12일 우표 발행을 재심의하기로 했다.
기념우표는 역사적으로 뜻깊은 일을 기념하거나 국가사업의 홍보 및 국민 정서 함양 등을 위해 발행하는 우표다. 특정 테마를 두고 수년간 발행하는 시리즈 우표와 새해를 맞아 발행하는 우표도 여기 속한다.
지금껏 발행된 기념우표로는 해방 기념우표(1946년), 서울-부산간 고속도로 준공 기념우표(1970년),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 기념우표(1988년), 남북정상회담 개최 기념우표(2000년) 등이 있어 한국 현대사를 아우른다.
또 아기공룡 둘리가 그려진 만화시리즈 우표(1995년)와 마음의 소리 캐릭터를 담은 한국의 웹툰 기념우표(2017년) 등 우표에는 문화 콘텐츠도 담겨 '시대의 기록'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이런 기념우표의 판매량은 2000년대 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5일 '우취(郵趣)보급 연도별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00년 우본이 출범한 해에는 기념우표가 8천115만여 장이 팔렸지만 2002년 4천487만여 장, 2012년에는 2천300만여 장으로 줄었고, 작년에는 1천18만여 장이 됐다.
감소율도 점차 가파르게 떨어진다. 2002∼2006년 연평균 3.6%가 감소했지만 2007∼2011년에는 연평균 8.3%씩 떨어졌다. 2012년부터 작년까지는 연평균 감소율이 18.4%나 된다.
우표 수집을 취미로 하는 '우취 인구'의 수 역시 우본 출범 당시인 2000년에는 17만5천799명이었다가 2012년 10만3천671명, 작년 8만7천393명으로 급감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 5천100만여 명 중 우표 수집을 즐기는 이는 작년 기준으로 약 0.17%에 불과한 것이다.
우본 관계자는 "인터넷이 보급되고 이메일이 보편화하면서 우표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고, 해마다 기념우표 판매량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행을 중단할 수 없다는게 우본의 입장이다.
우본측은 "우표 발행량을 줄이고 있지만 기념우표 발행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며 "기념우표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등의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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