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 등 미국 상원의원들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주재 대사를 장기간 공석으로 두는 등 외교 공백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5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매케인 위원장이 이끈 상원 대표단은 아프간이 정치·안보에서 심각한 상황에 부닥쳐있는데도 미국 대사가 없이 휴고 로런스 대사대리가 대사관을 이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정부는 지난달 로렐 밀러 국무부 아프간·파키스탄 특사가 사임하자 후임을 지명하지 않고 사실상 해당 직위를 폐지했다.
아프간·파키스탄 특사가 하던 업무는 국무부 중앙·남아시아국이 맡기로 했다. 하지만 중앙·남아시아국을 관할하는 담당 차관보도 역시 임명되지 않은 상태다.
매케인 위원장은 "현재 아프간 상황은 승리로 나아가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승리를 위한 새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도 "아프간에서 우리가 무슨 역할을 할 것인지 어떤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규정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아프간에 폭탄을 더 투하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서 지역 지도자들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조속히 아프간을 방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는 정권 출범 6개월이 되도록 한국 등 상당수 국가 대사와 국무부 차관·차관보 등을 지명하지 않고 공석으로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야당인 민주당이 주요국 대사 등을 인준하는데 시간을 끌고 있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공화당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 자체를 신속히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탈레반과 16년째 내전 중인 아프간은 지난 5월 말 수도 카불 외교가에서 차량 자폭테러가 벌어져 150명 이상 사망하는 등 안보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2014년 출범한 아슈라프 가니 정부는 최근 안보 유지 능력에 많은 비판을 받은 데다 압둘 라시드 도스툼 부통령이 정적 납치와 성추행 혐의로 고소돼 해외로 도피성 출국을 하는 등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현재 8천600명 수준인 아프간 주둔 미군을 수천 명 증원하는 방안을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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