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평양주재 영국대사 "北, 미국의 군사옵션 무시하고 마이웨이"

입력 2017-07-06 03:58  

前평양주재 영국대사 "北, 미국의 군사옵션 무시하고 마이웨이"

CNN 기고에서 "中 대북 경제제재 나사 강하게 조이지 않을 것"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 미국의 군사옵션 위협을 간단히 무시하고 지금의 길을 갈 것으로 존 에버라드 전 평양주재 영국 대사가 5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에버라드 전 대사는 이날 '무엇이 북한을 멈추게 할 것인가'라는 CNN 기고문에서 "북한이 탄두 소형화와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등의 기술을 아직 습득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미국 주요 도시의 핵 타격을 확실히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근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북한 지도부는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들이 북한의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미국 도시를 확실히 파괴할 것으로 위협할 수 있어야 미국이 더는 북한 정권의 전복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에버라드 전 대사는 "북한은 분명하고도 거듭해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협상 카드가 아니라고 말해왔다"며 "핵무기와 이를 실어나를 미사일이 정권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한다면 김정은의 드라이브를 멈추게 할 가능한 위협은 2가지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강화와 미국의 군사옵션이 그것이다. 하지만 둘 다 한계가 분명하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강화의 효과에 대해 "북한이 이들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으면 경제가 붕괴하고 위험한 국내적 반란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 정권이 체감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충분한 경제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북한 교역의 90% 이상이 중국이어서 이러한 접근은 중국의 적극적 지지로만 가능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이 점을 납득시키려 할 것"이라도 내다봤다.

하지만 에버라드 전 대사는 "중국은 북한이 붕괴 직전까지 가도록 압박을 가하기를 원치 않는 매우 많은 이유가 있다"며 "중국이 대북 나사를 그렇게 강하게 조일 것 같지는 않다"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가진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군사옵션에 대해서도 "미국이 즉각 북한의 주요 도시를 점령할 수 있겠지만, 북한군은 끝장을 볼 때까지 싸울 것이며 신경가스나 핵무기를 당연히 사용할 것"이라고 역시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에버라드 전 대사는 "따라서 어느 것도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며 "특히 미국의 군사옵션이 얼마나 매력 없는 선택인지 북한이 잘 알고 있어 북한은 이러한 위협들을 간단히 무시하고 현재의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오래전 북한을 다룰 좋은 선택이 바닥났으며, 위험하고 성공이 불투명한 이들 2개의 옵션에 갇혀 있다"며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이 이어지면서 북한이 미 본토에 도달할 폭탄을 갖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sh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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