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민본시대를 이끈 행복한 2인자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동소만록 = 남하정 지음. 원재린 역주.
조선시대 후기 문신인 동소(桐巢) 남하정(1678∼1751)이 남인의 입장에서 작성한 당론서(黨論書). 당쟁이 극심했다고 알려진 조선시대에 붕당이 다른 정파를 어떻게 바라봤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선조 대에 삼사의 관리를 임명하고 자신의 후임을 추천할 수 있는 관직인 이조전랑을 두고 사림이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지면서 시작된 당쟁은 분파를 거듭하면서 수백 년간 이어졌다.
훗날 서인은 우암 송시열(1607∼1689)과 명재 윤증(1629∼1714)의 갈등으로 노론과 소론으로 분열했고, 노론은 정치적 주도권을 쥐고 정국을 운영해 갔다.
저자는 선조 22년(1589) 역모를 꾀했다는 이유로 정여립을 비롯한 동인들이 박해를 받은 기축옥사가 서인 송익필의 원한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숙종 15년(1689) 기사환국 당시 남인이 인현왕후의 폐위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는 견해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하지만 그 역시도 당쟁을 비판적으로 인식했다. 저자가 당쟁에 대해 "처음에는 마치 물이 졸졸 흘러 흙을 더하면 막을 수 있었지만, 우계(성혼)와 율곡(이이)에 이르러 물결이 일어났다"며 "온 세상 사람들이 싸우는 데 몰두하여 광폭한 파도와 풍랑 속에 빠져서 물가를 바라보고 언덕에 오르는 자가 없으니 모두가 빠져 죽을 뿐이었다"고 개탄한 대목이 흥미롭다.
혜안. 696쪽. 3만8천원.
▲ 국민의 참여가 민주주의를 살린다 = 윤종빈·정소현 외 지음.
정치학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고 사회통합과 정치적 관용의 필요성을 주장한 글을 모았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는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시민의식 제고와 적극적인 시민교육을 제시하고,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는 투표 참여의 당위성을 설명한다.
명지대 미래정치연구소가 내는 학술 총서의 다섯 번째 권이다.
푸른길. 176쪽. 1만3천원.
▲ 황희, 민본시대를 이끈 행복한 2인자 = 오기수 지음.
조선 전기 조세사를 연구하는 저자가 세종 대에 정승을 지낸 황희(1363∼1452)를 '조선 최고의 2인자'로 평가하고, 그의 삶을 조명했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황희의 성공 비결을 관후(寬厚), 정대(正大), 청렴(淸廉), 총명(聰明)으로 꼽은 뒤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다만 황희의 공과 중 공(功)만을 지나치게 부각한 점이 아쉽다.
고반. 352쪽. 1만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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