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갑질·100억대 부당이득' 정우현 구속…법원 "혐의소명"(종합)

입력 2017-07-06 21:44   수정 2017-07-06 21:47

檢 '갑질·100억대 부당이득' 정우현 구속…법원 "혐의소명"(종합)

증거인멸 우려도 고려…구치소로 이동 전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

"자중 의미로 영장심사 포기…혐의 전면 인정은 아냐"…적극 다툼 예고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보배 기자 =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한 '갑질 논란'에 휩싸인 정우현(69) 전 MP그룹 회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이준식 부장검사)는 6일 오후 업무방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정 전 회장을 구속했다.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정 전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함에 따라 검찰 수사기록과 각종 증거를 토대로 심사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부장판사는 "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정 전 회장은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며 대기하던 검찰청사를 이날 오후 9시 22분께 빠져나왔다.

그는 '아직도 혐의 부인하시느냐', '가맹점주들에 한마디만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하실 말씀 없느냐'는 마지막 질문에 두 눈을 꼭 감고 고개를 몇 차례 끄덕거리고는 호송용 승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정 전 회장은 가맹점에 피자 재료인 치즈를 공급하면서 동생 등 친인척이 운영하는 중간 업체를 반드시 거치게 해 50억원대의 '치즈 통행세'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불리한 거래 관행에 항의해 탈퇴한 업주들이 '피자연합'이라는 독자 상호로 새 피자 가게를 열자 이들이 치즈를 사지 못하게 방해하고, 인근에 미스터피자 직영점을 내 저가 공세를 펴는 등 '보복 출점'을 감행한 혐의도 받는다.

'보복 출점' 대상이 된 인천 지역의 업주는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검찰은 또 정 전 회장이 딸 등 친인척을 MP그룹에 '유령 직원'으로 올려놓고 수십억원대의 '공짜급여'를 챙긴 것으로 보고 이 부분도 영장 범죄사실에 포함했다.

수사팀은 정 전 회장이 MP그룹 운영 과정에서 부당하게 챙긴 자금 규모가 1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본다.

정 전 회장이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해 일각에서는 뒤늦게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 전 회장 측 관계자는 "사회적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자중하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차원에서 심사를 포기한 것"이라며 "현재 검찰에서 제기된 혐의를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정 전 회장 측은 기소 이후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여러 혐의와 관련한 입장을 소명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검찰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치즈 통행세' 의혹과 관련해서는 친인척이 운영하는 중간 업체가 가격을 올려받는 등 의도적인 '갑질'을 하는 곳이 아니라 미스터피자 창업 초기 치즈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라고 해명했다.

또 '보복 출점' 의혹에는 해당 점포 주변의 상권 규모와 매장 특성 등을 고려하면 의도적 보복이라고 보기 어렵고, '공짜급여' 의혹에는 딸 등 친인척들도 회사 경영 과정에서 나름의 역할을 했다면서 사실이 아니라고 각각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앞으로 최장 20일간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보강 수사를 거쳐 정 전 회장을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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