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호황에 사상 최대 실적…매출도 60조로 '퀀텀 점프'
영업이익률 처음 20%대 진입…내부에선 '총수 부재 위기론'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과 스마트폰 갤럭시S8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 2분기에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올렸다.
또 분기 매출 60조원 시대를 열었으며, 영업이익률은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업으로 등극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의 잠정 실적(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8조1천400억원)보다 무려 72.0%나 늘어났다.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2013년 3분기의 10조1천600억원의 가뿐하게 넘기며 '퀀텀 점프(대약진)'를 했다.
특히 증권업계에서 예상한 실적 전망치 평균이 13조1천972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로 평가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8%, 전분기에 비해서는 18.7% 증가하며 처음으로 60조원대를 기록했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작년 2분기(16.0%)보다 무려 7.3%포인트 오른 23.3%를 나타냈다. 100원어치를 팔아 이익으로 23.3원을 남겼다는 것으로, 역시 사상 최고치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 것은 무엇보다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날 잠정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까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에서만 7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역대 최고였던 올해 1분기의 6조3천1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스마트폰 등 IM(IT모바일) 부문과 디스플레이(DP), 소비자가전(CE) 부문 등도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분기에는 IM 부문은 2조700억원, DP와 CE 부문은 각각 1조2천900억원과 3천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올렸는데, 이보다 모두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올 하반기 실적 전망은 더 밝다. 견고한 메모리 가격과 OLED패널의 수요 증가, 갤럭시 노트8 출시 등의 호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올해 3분기와 4분기에는 모두 1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약 9조원을 들여 인수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업체 '하만'의 실적도 2분기부터 반영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간 최대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의 36조7천900억원이었다.
다만 이처럼 전세계가 놀랄만한 실적을 내고도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지금이 오히려 위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오랜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최종 결정권자가 없는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미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과감하게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의 실적 호조는 과거 그룹 차원에서 선제적인 투자 결정을 내린 결과물"이라면서 "총수 부재에 그룹을 총괄하던 미래전략실마저 해체된 상황에서 글로벌 무한경쟁에 대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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