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수순 빠르게 진행 예상…회사 제시안 내용·시점 고민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결렬을 선언, 또다시 파업 수순을 밟는다.
수순은 빠르게 진행되고,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조가 올해 파업에 들어가면 6년 연속이다.
노조는 6일 20차 임단협 교섭에서 회사 측에 노조안에 대한 일괄 제시안을 내라고 했지만, 제시안이 나오지 않자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앞으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과 조합원 파업찬반투표 등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노조는 7월 5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고, 곧바로 노동위에 조정 신청을 했다.
노조가 조정신청을 하면 10일간의 조정 기간을 거쳐야 한다.
노조는 이런 법적 절차 외에 내부적으로 오는 10일 집행부 간부와 각 공장 노조 대표가 모두 모이는 확대운영위원회, 11일 대의원대회를 잇따라 개최한다.
또 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13일과 14일께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노조는 지난해 협상 결렬 선언 8일 만에 파업 찬반투표를 했다. 조합원들은 노조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재적 대비 76.54%의 높은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전례로 볼 때 올해도 파업투표 가결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한다. 투표가 가결되면 합법 파업을 위한 모든 절차는 끝난다.
노조는 지난해 임금만 다루면서도 12년 만의 전면파업을 비롯해 모두 24차례 파업했다. 12차례 주말 특근도 하지 않았다.
회사는 지난해 분규에 따른 생산차질 규모를 14만2천여 대, 3조1천여억 원으로 추산했다. 파업 관련 생산차질 규모가 3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었다.
올해는 임금뿐만 아니라 단체협약 교섭까지 하기 때문에 쟁점이 더 많다. 7월 말 시작되는 여름 휴가 전 타결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다.
노조는 하반기 새 집행부 선출을 앞두고 있어 교섭을 더욱 서두른다.
회사는 언제, 어떤 내용의 제시안을 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운 마당에 제시안을 서둘러 냈다가는 교섭이 더 꼬일 수도 있다.
회사 측은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교섭 안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결렬을 선언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노사가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교섭을 마무리하고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향후 투쟁과 관련해 7일 "투쟁 수위라는 것은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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