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트럼프 지원 약속에도 英희소병 아기 연명중단 눈앞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시험 치료라도 받게 하려는 부모의 간절한 바람에도 연명중단 판결을 받은 영국의 희소병 아기 찰리 가드.
프란치스코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치료에 도전할 길이 열리는 듯했다.
그러나 교황 지시에 따라 바티칸의 전문 병원이 전달한 치료 제의는 법원 판결을 따라야 한다는 런던 병원의 방침에 따라 거부되고 말았다.
병원이 애초 설정한 연명중단 시한은 오는 10일(현지시간)로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병원은 논란이 일자 이제 시한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6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티칸에 있는 밤비노 게수 아동병원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잇따라 찰리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히자 아기를 치료해보겠다며 나섰다.
병원은 찰리가 현재 입원 중인 영국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에 치료를 위해 찰리를 로마로 이송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하지만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은 법률문제를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고 병원은 밝혔다.
밤비노 게수 아동병원의 대변인 마리엘라 에노크는 WP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 의사들이 미국 등 국제 전문가들과의 협력 아래 (찰리가 앓는) 희소병을 연구해왔다"며 "찰리를 위한 실험치료법까지 개발했으나 기회를 얻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태어난 찰리는 전 세계에서 16명만이 앓고 있는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고 있다.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은 찰리의 뇌 손상이 회복 불가능하다며 연명치료 중단을 권유했고, 찰리 부모가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영국 법원과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찰리의 고통을 연장할 수 없다며 잇따라 연명치료 중단을 판결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찰리의 생명유지 장치를 뗄 시한이 가까워지자 전세계에서 찰리를 살리자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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