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된 강원대 글로벌경영관 누수 심각·지반 약해 안전사고 우려
학교 측 "새 학기 맞추려 겨울 준공, 예상했던 문제로 부실공사 아냐"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개관한 지 불과 4개월밖에 되지 않는 새 건물의 강의실이 최근 내린 폭우로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고 건물 주변 곳곳에서 싱크홀이 생겨 부실공사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일 현재 강원대학교 글로벌경영관 주변에는 출입금지 띠가 건물을 둘러쳐져 있다.
최근 200㎜가 넘는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건물 주변으로 땅 꺼짐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통행로 보도블록은 힘없이 주저앉아버렸고 그 안으로는 1m가량의 깊은 구멍이 생겼다.
맨홀 주변이 특히 심해 성인 남성 한 명이 조심스럽게 그 위를 지나가자 보도블록이 푹푹 꺼질 정도였다.
건물이 살짝 들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건물 주변 땅이 내려앉았다.
지면과 맞닿은 건물 외벽 마감재도 일부 뜯겨 나갔다.
건물 주변 비탈면에는 흙이 흘러내린 탓에 방지망을 덮어놨다.
유동인구가 많은 학기 중이었다면 안전사고와도 연결될 수 있을 정도로 지반은 약해져 있었다.
건물 내부도 만신창이가 됐다.
지하 1층 강의실, 1층 복도, 6층 교수회의실과 복도 천장 마감재가 물에 불어 떨어진 것이다.
특히 지하 1층 강의실은 마감재가 다섯 군데나 떨어져 아수라장이 됐다.
강의실 바닥과 책상 위로 떨어진 마감재가 널브러져 있고, 천장은 아직도 다 마르지 않은 물로 젖어 있었다.
6층 교수회의실과 복도, 1층 복도 역시 물에 젖은 천장 마감재가 떨어져 나가면서 구멍이 생겨 그 속으로 배수관이 그대로 드러났다.
강원대 한 관계자는 "새 학기에 맞춰 무리하게 건물 공사 기간을 줄이려다 소위 '날림공사'를 한 것이 아니냐"며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리면 건물이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고 걱정했다.
이와 관련해 강원대 시설관리 부서 측은 겨울철에 준공한 탓에 흠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추운 날씨로 인해 땅이 얼어붙은 상태에서 토사 되메우기를 하며 땅을 다지다 보면 간격이 생겨 완전히 다져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설관리 관계자는 "원래 지금쯤 준공했어야 하는데 최대한 올해 1학기 개강에 맞춰 공사 기간을 줄이려다 보니 겨울에 준공됐고, 사용자들에게 '봄이나 여름이 되면 침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미리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미 예견된 일로 부실공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건물 내부 누수 문제는 "지하 강의실은 건물 설계를 좀 더 잘해야 했는데 토사 면과 붙은 건물 외벽 방수층 일부가 깨지면서 빗물이 흘러들어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층 교수회의실과 복도는 옥상에 메워지지 않은 작은 구멍이 있어 비가 샜으며, 1층 복도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학교 관계자는 "비가 언제 어떻게 쏟아질지 모르는 데다 학기 수업 중 천장이 무너졌으면 어쩔 뻔했느냐"며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데 너무 안이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원대는 글로벌 TOP100 경영대학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로 지난 3월 15일 글로벌경영관을 개관했다.
지하 1층, 지상 6층에 연면적 8천200㎡ 규모로 국비 등 116억원이 들었으며 2013년 12월 착공해 올해 1월 준공검사를 마쳤다.
건물 안은 11개 강의실과 49개 교수연구실, 콘퍼런스 홀 등이 있다.
개관 당시 시행사 관계자에게 감사패를 주기도 했다.
학교 측은 시행사 관계자를 불러 이 같은 하자 내용을 확인시켰으며 조만간 보수할 예정이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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