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장강∼' 명언 인용해 정치적 소신 밝혀 깊은 인상"
文대통령 '상하이샐비지호' 노고 치하에 中측 인사들 '끄덕끄덕'
(베를린=연합뉴스) 노효동 이상헌 기자 = 독일 공식방문 이틀째인 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오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자서전 속 문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모두발언에 나선 시 주석은 "저와 중국 국민에게 문 대통령은 낯설지 않다"는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시 주석은 "장강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명언을 자서전에서 인용해 정치적 소신을 밝혀서 저에게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말한 '명언'은 문 대통령의 자서전인 '운명이다'의 머리말에 나오는 문구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에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이라고 했던가. 장강의 뒷물결이 노무현과 참여정부라는 앞 물결을 도도히 밀어내야 한다. 역사의 유장한 물줄기, 그것은 순리다'라고 적은 바 있다.
애초 이날 회담에서 한중 갈등의 주 요인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경제적 보복 등으로 양측이 '불편한 만남'을 연출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시 주석의 인사가 회담의 분위기를 리드했고 양측은 서로의 발언에 깊이 공감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를 인양한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샐비지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를 무사히 인양한 상하이샐비지의 노고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우리 국민 사이에 불만도 많았지만 저는 그 작업이 유례없이 빠르게 이뤄진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이 상하이샐비지에 직접 독려도 해준 것으로 안다"면서 "이 기회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중국 측 인사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드레스코드'에서도 서로를 배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상대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좀처럼 매지 않는 붉은색 타이를 착용했고 시 주석은 푸른색 계열의 타이를 매서 나란히 선 양 정상의 타이는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듯했다.
회담에서는 잠시 문 대통령의 통역기가 작동하지 않는 해프닝도 있었다.
시 주석이 모두발언을 시작했을 때 문 대통령의 통역기가 작동하지 않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자신의 통역기를 전달했고 "잘 들리십니까"라는 시 주석의 물음에 문 대통령이 "네 잘 들립니다"라고 말하자 웃음이 터졌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자서전 속 '명언'이 인상적이라는 인사를 두 번 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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