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김현정 기자 =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총격을 가한 '10·26 사건' 장본인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변론을 맡았던 안동일 변호사가 아직 군사문화가 청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0·26 사건 재판기록을 담은 저서 '나는 김재규의 변호인이었다' 출판기념회에서 "박정희 18년, 전두환·노태우 14년으로 군사정권이 이 땅을 경작한 것이 햇수로 32년이다"라며 "이 '32년'으로 군사문화가 청산됐다고 보는가.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YS정권'은 3당 합당으로 이뤄진 것이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DJ정권'도 김종필 전 총리와의 DJP연합으로 출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걸 계승한 노무현 정권,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에 이르기까지 과연 군사독재의 적폐가 깨끗이 씻어졌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역사를 정확히 알려면 기록이 있어야 한다"며 자신이 10·26 사건에 대한 책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학 시절 4·19 혁명에 참여했던 기록을 바탕으로 예전에 '새로운 4·19'(초판 제목 '기적과 환상')라는 책을 냈다고 언급하면서 "그 새로워진 4·19가 촛불혁명으로 뭉쳤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이회창 전 총리는 축사에서 "김재규 사건이 박정희 시대라는 한 시대를 마감하고 다음 시대를 여는 역사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가져온 측면이 있다"며 "역사의 현장을 변호인으로 관여하며 자세한 관찰과 성실한 노력으로 기록하고 출판한 안 변호사의 노력과 헌신에 존경과 치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어 "김재규 사건 판결에서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소수의견을 냈던 대법관들이 보안사령부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강요로 대법관에서 물러난 사건을 보고 통분스러운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이 전 총리 외에도 성낙인 서울대 총장과 이세중 전 대한변협 회장 등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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