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참석 앞서 폴란드 크라진스키 광장 연설서 밝혀
나토 동맹들 우려 불식시키는 동시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조약 5조 상의 집단방위 의무를 준수하겠다고 공언했다.
G20 개최지인 독일 함부르크 방문에 앞서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크라진스키 광장에서 한 공개연설에서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대한) 우리의 완강한 입장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분명히 지적하고 싶은 점은 '미국은 말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토 5조, 상호방위조약을 확고하게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말은 쉽지만 중요한 것은 행동"이라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유럽은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 돈을 더 투자함으로써 유럽이 미래를 믿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서방의 방위는 궁극적으로 수단뿐 아니라 사람들의 의지에 달린 것"이라며 "우리 시대의 근본적인 문제는 과연 서방에 생존하려는 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자유롭고 주권적이며 독립적인 국가들의 강력한 동맹이 우리의 자유와 이익을 지키는 최상의 방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나토의 모든 회원국들에 재정적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도록 요구해 온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며 "이런 압박의 결과 덕분에 지금 수십억 달러가 나토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의 압박이 없었다면 (나토 회원국들이) 이렇게 빨리 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자신을 둘러싼 나토 회원국들의 안보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관련 국가들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지지 입장을 재천명한 나토 조약 5조는 나토 개별 회원국에 대한 무력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즉각 대응한다는 집단안보 원칙이다.
그는 지난 5월 말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본부 준공식 연설 당시 역대 미국 대통령과는 달리 나토 조약 5조 준수 입장을 천명하지 않아 나토 안보동맹을 뒤흔들었다.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9일 방미 중이던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이 5조를 지킬 것을 약속한다. 확실히 5조를 지키겠다"고 뒤늦게 준수 입장을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나토 동맹의 의구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보냈다.
그는 "(나토로 대표되는) 서방은 절대로 깨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가치는 더욱 퍼질 것이고, 우리 국민들은 번창할 것이며, 우리의 문명은 승리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위를 멈추고, 또 시리아와 이란을 포함한 적대적 정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언급은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폴란드 국민에 대한 '맞춤형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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