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을 발사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미국이 북 미사일 정보를 수집하는 데 군용 위성뿐만 아니라 민간 위성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북한 미사일을 추적·탐지하기 위한 정보수집 활동에 민간회사의 위성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민간위성 활용을 위한 준비는 몇년 전부터 시작됐다.
국방부와 정보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의 진전 속도가 빠른 데 비해 미국 첩보 위성의 탐지 범위가 너무 미미하다고 경고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정부는 조기 경보 및 대응 능력 향상을 위한 해법을 고민한 끝에 작고 저렴한 민간 인공위성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을 세고 농작물의 성장을 모니터하기 위한 소형 위성들이었다.
미 국방부는 그 첫 번째 위성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쏘아 올릴 계획이다.
미국의 위성 배치 계획을 가속화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다.
로버트 카디요 미 국가지리정보국(NGA) 국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 능력을 갖추려고 레이싱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화성 14형은 이전에 본 적 없던 새로운 지역에서, 이동식 발사대를 사용했다.
미국은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미리 포착했지만, 발사 이후에도 이를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가 22시간 만에 이를 ICBM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미국의 감시를 교란하기 위해 발사 차량과 발사대, 인력 등을 수시로 이동시키는 등 기만전술을 펴고 있다.
인공위성을 개발, 운용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
미 의회예산국은 2007년 보고서에서 21개의 레이더 인공위성에 총 94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북한 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라며 35∼50개의 비행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제 작고 값싼 새로운 위성 시대가 들어서면서 밀착 감시가 가능해졌다.
미 국방혁신실험사업단(DIUx)은 어둠과 폭풍 속에서도 작동 가능한 소형 민간 레이더 위성에 투자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카펠라 스페이스'는 올해 말 첫 번째 레이더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36개의 위성을 레이더 궤도에 올려놓을 계획이다.
카펠라 스페이스 외에도 실리콘 밸리의 많은 기업이 소형 인공위성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민간위성은 야간이나 폭풍우 속에서도 광범위하게 레이더 센서를 작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미사일도 탐지할 수 있다.
발사된 인공위성들은 1∼2년간 궤도에 머무르면서 '킬 체인'(kill-chain)이라 불리는 군사 대응체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킬 체인이란 적의 미사일 발사를 사전에 탐지해 파괴하는 선제타격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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