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정부가 미국 수영 스타를 터키 국가대표인 양 조작한 사진을 홍보물에 사용해 망신살이 뻗쳤다.
7일 터키 일간 쇠즈쥐에 따르면 최근 이스탄불 위스퀴다르 구역에 있는 부르한 펠레크 수영장 외벽에 터키 청소년체육부의 대형 홍보 포스터가 붙었다.
이 포스터에는 수경과 수영모를 쓴 채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여자 수영선수의 모습과 청소년체육부의 상징 로고가 담겼다.
포스터 속 여자 수영선수는 터키 국기가 그려진 수영모를 쓰고 있기에 무심코 보면 터키 국가대표 수영선수의 모습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선수의 수영모에 그려진 터키국기 아래에는 '볼머'(VOLLMER)라는 이름이 쓰여 있다.
눈썰미 있는 터키 스포츠팬들은 금세 사진 속 선수가 미국의 수영 스타 데이나 볼머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볼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은메달과 동메달 각 1개를 목에 건 미국의 수영 스타다.
정부 홍보물에 조작된 미국 국가대표 사진이 무단으로 사용됐다는 사실이 들통나자 온라인에서 웃음거리가 됐다.
포스터 제작자는 국기 부분의 이미지를 조작했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이름은 지우지 않았다.
이 포스터의 상단에는 '강력한 터키'라는 문구가 쓰였다.
쇠즈쥐는 '강력한 터키를 위한 미국인 볼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도대체 이런 조작을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스포츠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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