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분 분량…방파제 부딪혀 연기 내뿜는 장면·비상탈출 모습 담겨
'공항측 신속진화'·'탈출 슬라이드 늦게 펼쳐져' 사고대응 평가 엇갈려
2013년 7월 6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 공개 [유튜브 캡처] [https://youtu.be/CHYg3gleQzA]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사망자 3명과 부상자 180여 명을 낸 아시아나항공기 착륙 사고 당시 상황을 자세히 담은 관제탑 영상이 최근 유튜브(YouTube) 등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다.
7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배포 금지'라는 마크가 붙어있는 이 동영상은 총 47분 분량으로 2013년 7월 6일 오전 11시 27분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 777기가 활주로 앞 방파제와 충돌한 뒤 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활주로 위를 미끄러지는 장면이 나온다.
멀리서 찍은 영상으로 추정되는데 비행기 동체가 방파제에 충돌한 뒤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면서 활주로에서 옆으로 한 번 뒤집히는 장면까지 잡혔다.
2분 정도 지난 오전 11시 29분 여객기 동체에서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 2대가 펼쳐지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윽고 탑승객들이 하나 둘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는 날개 쪽에서 나오는 탑승객의 모습도 보인다. 동체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계속 뿜어져 나온다.
최초 응급대는 약 1분 정도 지나 현장에 도착하는 모습이 찍혔다.
이어 화재 진압이 시작되면서 소방차에서 물줄기를 동체쪽으로 뿜어내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 사고로 307명의 탑승객과 승무원 중 180명 이상이 부상하고 3명이 사망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팀은 조종사가 공항 접근을 위해 고도를 강하하면서 조작 실수가 있었고 안전한 착륙에 필요한 고도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또 NTSB는 보잉의 컴퓨터 시스템과 조종사의 피로도 등도 사고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했다.
비행기 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이 거의 풀타임 분량으로 공개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샌프란시스코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 영상은 공항 관련 블로거 또는 공항 관계자가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 공항 대변인 존 벨레스테로스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사고 영상이 진짜라고 확인한 뒤 이 영상은 훈련 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벨레스테로스는 "이 영상을 보면 공항 화재진압이 신속히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NTSB 측의 한 관계자는 "이런 사고에서 사망자 수가 적은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그러나 항공 사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사고 직후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가 곧바로 펼쳐지지 않은 데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항공안전 컨설턴트 딕 디즈는 CBS 5에 "내 관점에서 보면 이건 치명적인 실수"라며 "이런 류의 사고에서는 비행기가 멈춰서자마자 곧바로 비상 탈출이 시작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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