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중미 온두라스에서 올해 들어 여성에 대한 살해가 증가해 현지 여성단체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7일(현지시간) 티엠포 라 이스키에르다 디아리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20개의 온두라스 여성단체로 구성된 '평화를 위한 여성운동'은 지난 4일 공공부 청사 앞에서 빈발하는 성폭력과 성폭력 가해자들이 처벌받지 않는 현실을 규탄했다.
이들은 최근 2주 동안 최소 18명의 여성이 살해됐다고 주장하며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이 단체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여성 140명이 피살됐다며, 14시간마다 여성 한 명이 생명을 잃고 있는 셈이지만 가해자의 96%는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단체는 지난해 463명의 여성이 살해됐으나 사법당국이 수사를 벌인 사건은 고작 15건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여성의 피살률이 높아지는 것과 대조적으로 온두라스의 전체 살인율은 하락하고 있다.
정부 공식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의 전체 피살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22% 감소했다.
정부는 새로운 치안전담 부대를 신설하는 등 폭력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이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자평했지만, 여성단체들은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평화를 위한 여성운동은 "정부가 조직범죄와 마약 갱단 소탕에 주안점을 두다 보니 가정폭력이나 성폭행 등과 같은 대 여성 범죄에는 소홀히 대처하고 있다"며 "여성 보호를 외면하는 정부의 전략은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