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열대야 일수 33일, 마지막 열대야 8월26일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밤의 불청객' 열대야가 초여름부터 발생하면서 '잠 못 드는 밤'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다.
아직 열대야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릴 시기는 아니지만, 지난달부터 때 이른 폭염이 찾아온 탓에 올여름은 밤 더위가 더욱 심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열대야는 지난달 30일 강원 강릉과 경북 포항·영덕·영천 등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올해 첫 발생일 당시 강릉과 포항은 26.6도, 영덕과 영천은 각각 25.5도, 25.0도였다.
이 가운데 포항은 첫 발생일 이후 사흘 내리 열대야가 이어져 이곳 시민들은 초여름부터 밤잠을 설쳐야 했다.
제주의 경우 이달 2일부터 나흘 연속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2일 밤사이 최저기온은 28.2도로 초여름 여느 지역의 대낮을 방불케 했다.
올해 열대야는 관측 이래 가장 일렀던 2014년 5월 29일(강릉)을 제외하면 최근 5년과 비교해 다소 일찍 시작됐다.
지난해 열대야 첫 발생일은 7월 1일(포항)이었고, 2015년에는 7월 10일(서울·인천·목포·정읍)이었다.
2013년은 7월 2일(속초·강릉·포항·제주), 2012년은 7월 3일(포항)에 열대야가 처음 발생했다.
장맛비의 영향으로 잠시 더위가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조만간 여름철의 한복판으로 들어감에 따라 불면의 밤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라 하더라도 습도나 열섬현상(heat island·도심의 온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현상) 등으로 인해 열대야와 유사한 밤 날씨가 유지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본격적인 열대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7월 말에 시작할 것"이라면서도 "열대야의 기준인 최저기온 25도는 편의상 정의일 뿐, 이와 비슷한 온도를 보이는 날에는 깊이 잠들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남서풍이 계속 유입되고 있어 기온이 쉽게 떨어지질 않고 있다"며 "또 워낙 습한 탓에 불쾌지수가 높아져 잠을 못 이룰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5년 사이 열대야는 곳곳에서 8월 말까지도 나타났다.
실제로, 부산과 포항의 경우 2012년 8월 29일, 영덕은 같은 해 8월 28일에 마지막 열대야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은 작년 7월 22일 첫 열대야가 시작돼 8월 24일까지 총 33일이나 벌어졌다. 이 기간 열대야가 없던 날은 7월 29일과 8월 3일 단 이틀뿐이었다.
부산, 목포, 여수, 부안은 지난해 8월 26일까지도 열대야가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그때그때 다르므로 열대야가 매년 언제까지 나타날지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며 "다만 이번 장마 전선이 남쪽으로 내려가 약화하면 남쪽 지방은 아침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곳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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