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레미콘공장 부지 '서울숲'된다…2022년까지 공장 철거

입력 2017-07-10 10:03   수정 2017-07-10 11:13

성수동 레미콘공장 부지 '서울숲'된다…2022년까지 공장 철거

1977년 세운 삼표레미콘 공장 40년만에 이전 잠정합의

서울시 "미국 밀레니엄 파크 같은 문화시설·공원 복합 명소로"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 성수동을 40년간 지키던 삼표레미콘 공장이 철거될 가능성이 커졌다. 공장 부지는 인근 서울숲과 이어지는 공원으로 바뀐다.

성수동 레미콘공장 이전은 20년 전부터 논의만 되고 번번이 무산된 사안이다.

서울시는 2만7천828㎡ 규모의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을 2022년 7월까지 철거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10일 밝혔다.

다만, 공장 이전에 따른 보상 비용을 두고 레미콘공장 부지 소유주인 현대제철, 공장 운영업체인 삼표산업이 이견을 보여 완전 철거가 결정되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날 오전 현대제철, 삼표산업과 '삼표산업 성수공장 이전 협약식'을 체결하기로 했다가 취소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세부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남았을 뿐 공장 이전 자체는 합의가 끝났다"고 설명했다.

공장 이전까지 5년의 유예 기간을 두는 것은 이전할 부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 근로자와 레미콘 차주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서울시와 성동구는 공장 부지 매입 또는 토지교환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부지를 공원으로 바꿔 '미완'의 서울숲을 완성하기로 했다.

서울숲은 2004년 조성 당시 61만㎡의 대규모 공원으로 계획됐지만 삼표레미콘 공장, 승마장, 정수장 부지 등이 빠지면서 당초 계획의 70% 수준인 43만㎡로 축소됐다.

서울시는 승마장, 유수지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서울숲 주변 시설 용지를 모두 공원화한다는 계획이다. 올 연말까지 세부계획을 세워 발표하기로 했다.

철도 차고지였던 공간을 세계적 명소로 재탄생시킨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처럼 공원·문화시설이 복합된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다.

박원순 시장은 "공원 구상단계에서부터 시민과 함께 고민하겠다"며 "한강과 중랑천 그리고 공원이 만나는 장소의 특성,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세계적 문화명소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표레미콘 공장은 성동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업시설이다.

레미콘공장이 문을 연 1977년만 해도 성수동 일대는 공장이 모여 있는 준공업지역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공장이 하나둘 떠났고, 지금은 한강·중랑천이 만나는 수변공원과 서울숲, 주상복합아파트 등 주거지와 이웃하게 됐다.

레미콘공장에서 나오는 소음과 미세먼지, 교통체증이 불편하다는 주민 민원은 갈수록 늘었다. 작년에는 8만명이 넘는 주민이 부지 이전을 요구하는 서명에 참여하기도 했다.

레미콘공장을 옮기고 공장 부지를 활용하기 위한 논의는 이미 20년 전에 시작됐다. 1998년에는 서울시 신청사 부지 후보로 검토됐으며, 2004년엔 서울숲에 포함해 공원으로 조성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2010년에는 현대자동차가 사들여 110층 규모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지으려 했지만, 교통문제와 한강변에 초고층 건물을 짓게 해선 안 된다는 서울시 정책 등으로 백지화됐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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